‘중고신인’ 고영창…KIA 마운드 새 힘 되나
주니치전 2.2이닝 무실점 '깜짝 역투' 기대감
데뷔 7년만에 존재감 뽐내 “수훈선수 될 것”
투심 구질 위력 발휘…임기영은 부진 아쉬움

KIA 타이거즈 ‘중고 신인’ 투수 고영창이 12일 일본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 주니치드래곤스와의 경기 후 러닝을 하며 체력을 다지고 있다.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KIA타이거즈 투수 고영창이 퍼펙트 피칭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고영창은 12일 일본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주니치 드래곤스와의 연습경기에서 2.2이닝 동안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7명의 타자를 상대로 20개의 볼을 던졌다. 최고구속 137km의 투심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구사했다.

고영창은 이날 KIA가 3-8로 패하며 전날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 이은 2연패를 기록한 가운데 뜻밖의 활약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팀이 0-5로 뒤진 2회말 1사 만루서 선발투수 임기영에게 마운드를 넘겨 받은 그는 4번타자 모야에 병살타를 유도해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 했다. 이어진 4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6명의 타자를 깔끔하게 돌려보냈다.

특히 위기관리 능력도 보여줬다. 주자 만루상황에서도 차분하고 침착한 플레이로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것. 경기 후 고영창은 “시즌 들어가면 아무래도 중간에서 던질 기회가 많기 때문에 주자가 있을때 나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좋은 결과가 있어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첫 게임이기때문에 공격적으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타자들이 수비를 잘해줘서 범타로 처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고영창의 투심은 상대타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고영창은 지날 마무리캠프때부터 서재응 코치의 조언에 따라 구질의 변화를 꾀했다. 만루 위기에서 병살을 유도한 것도 투심이었다. 고영창은 “서재응 코치님께서 무브먼트가 있는 투심을 던져보자고 하셨다. 그래서 올해는 직구보다는 투심 비중을 더 많이 가져가고 있다. 마무리캠프때부터 준비했는데 잘 맞아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이번 스프링캠프때도 투심을 온전히 내것으로 만들겠다고 계획하고 왔다. 세부적으로는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이고 타자의 주자 타이밍을 뺏는 세트모션도 연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영창의 이름은 다소 낯설지만 벌써 입단 7년차인 ‘중고 신인’이다. 지난 2013년 신인 2차 6라운드로 KIA에 입단하는 그는 지난해까지 주로 2군에서 뛰었다. 지난해 데뷔후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지만 2경기에 등판 4피안타 1볼넷 1사사구 6실점 기록이 전부였다.

올해 만 30세인 그는 어느새 투수중에서는 선배보다는 후배가 많은 나이가 됐다. 고영창은 “1군에 안좋은 모습으로 데뷔를 했는데 벌써 제가 이렇게 많은 나이가 됐다. 좋은 결과를 내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신인들도 밝고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 안쳐지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열심히 잘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첫 인터뷰라고 밝힌 고영창은 뜻밖의 목표도 공개했다. 바로 수훈선수 인터뷰. 고영창은 “야구를 계속 해오면서 경기후에 인터뷰를 꼭 해보고 싶었다. 올 시즌에는 좋은 결과로 인터뷰를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중간계투진 합류가 예상되는 고영창이 주니치전처럼 기량을 이어간다면 KIA는 마운드 운용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지난해 선발진과 마무리가 전체적으로 부진하면서 중간계투진에 과부하가 생겨 시즌 내내 힘겨운 순위 싸움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선발로 나선 임기영은 완벽한 몸상태가 아닌 탓인지 만족스럽지 못한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다. 임기영은 1.1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5실점으로 무너지며 2이닝을 채우지 못한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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