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 단원고 학생들의 명예졸업식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미수습자 2명 포함)에 대한 명예 졸업식이 12일 단원고에서 열렸다. 이번 명예 졸업식은 유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유족들은 그동안 미수습 학생 두 명이 있다는 점을 들어 졸업식을 미뤄줄 것을 부탁해왔다. 희생자들은 세월호 참사 후 5년 만에 졸업장을 받게 됐다.

이날 졸업식에는 희생 학생 유가족과 재학생, 단원고 교직원을 비롯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졸업식은 추모 동영상 및 명예 졸업장 수여, 합창 및 영상 상영, 회고사, 졸업생 편지낭독, 교가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생존학생 75명은 지난 2016년 1월 졸업했다.

2014년 4월16일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 했다. 탑승자 476명 중 304명이 사망 혹은 미 수습(9명) 됐다. 세월호에 탔던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 중 250명이 숨졌다. 학생들의 시신은 대부분 발견됐지만 2학년6반 남현철·박영인 군, 교사 양승진 교사 등 3명의 시신은 수습되지 못했다.

세월호 사건은 고질적인 병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빚어진 참사였다. 정부의 늑장대응과 관계부처 공직자들의 무능·무사안일, 안전 불감증, 직업의식부재, 손님의 안전보다는 돈이 더 중요했던 기업가의 탐욕 등이 화를 초래했다. 세월호 사건은 촛불혁명의 기폭제가 됐다. 또 안전한 세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는 계기가 됐다.

그렇지만 세월호 사건 이후 지난 5년 동안 우리사회가 발전적으로 변화했는지는 의문이다. 우선 개개인의 의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금의 상황으로 보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과 참회와 애도의 상징이었던 노란리본은 그냥 표어와 표식에 불과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여전히 방치하고 있고 안전의식도 개선되지 않았다.

아이들이 횡단보도에 서 있어도 차는 씽씽 내달리고 있다. 심지어 노란리본을 붙인 차들도 마찬가지다. 횡단보도 앞 우선멈춤은 죽어있는 교통규칙이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달라지지 않는 사회의 둔감함과 집단망각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은 ‘사소하더라도 규칙을 준수하는’ 것에서 지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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