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워진’ 베트남…현대미술은 어떤 모습일까
나인갤러리 ‘신짜오·하노이 아티스트 9인전’
원로·중견작가 작품 30여점 전시…내달 9일까지

광주 나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베트남 현대미술‘신짜오·하노이 아티스트 9인전’의 전시된 레 꽁 타잉의 ‘음악가들’
광주 나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베트남 현대미술‘신짜오·하노이 아티스트 9인전’의 전시된 응웬 밍 프억의 ‘정오의 꿈’

베트남은 최근 우리 국민에게 가장 친숙한 나라다. ‘박항서 매직’으로 불리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잇따른 선전으로 친밀감이 높아졌다. 동남아시아 국가축구 대항전인 스즈컵과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국내 방송사가 베트남 축구 경기를 생중계하고, 시청율 또한 높게 나타날 정도였다. 축구 지도자 한 사람의 역할이 양 국민들이 서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여기에 이달 27일과 28일에는 미국과 북한의 제2차 정상회담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한반도 평화 정착의 분수령이 될 이 회담에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만약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를 향한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온다면 우리와 베트남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질 전망이다. 더구나 올해는 한국과 베트남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은 지 10년이 되는 해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런 시기에 마침 광주에서 베트남 현대미술을 조망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려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월 베트남 국민화가로 추앙받은 부샹파이 작고 30주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나인갤러리(대표 양승찬)는 ‘신짜오·하노이 아티스트 9인전’ 을 내달 9일까지 열고 있다. 나인갤러리가 2019 기해년을 맞아 준비한 두번째 전시회로 한-베미술교류협회와 공동기획했다.

전시회 참여작가들은 베트남 현대미술을 주도하고 있는 원로작가와 촉망받고 있는 중견작가들로 모두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초대작가들은 베트남, 특히 하노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지도가 높은 작가들로 베트남 특유의 화풍을 감상할 수 있다.

인도차이나 미술학교에서 드로잉을 공부한 응웬 득 또안은 작곡가로도 명성을 떨칠 만큼 음악, 미술을 넘나들며 활약한 예술가다. 혁명운동에 참가했던 그는 주로 강렬한 빨강색을 배경삼아 여인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베트남의 대표적인 원로조각가로서 국제적인 두각을 나타낸 레 꽁 타잉은 하노이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90세에 가까운 고령에 접어들 때까지 유화, 조각, 래커 페인팅 등 미술 전반에 걸쳐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토테미즘에 기인한 그의 작품들은 절제된 선과 부드러운 색상으로 서정적인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 했다.

같은 미술대학 출신인 쯔엉 딩 하오는 소수민족의 생활, 전통적 풍경, 사람과 동물 등의 소재를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응웬 득 또안, 레 꽁 타잉, 쯔엉 딩 하오는 1970년부터 베트남 박물관, 유럽의 미술관 등 세계 유수한 미술관에 전시, 소장되어 명성을 떨친 까닭에 베트남 내에서 그들의 작품을 찾아보는 것이 도리어 어려운 실정이다.

여성화가인 응웬 티킴 타이의 작품 ‘여인’에서는 남편인 레 꽁 타잉과 그림의 소재 뿐 아니라 유사한 필체의 사인을 발견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더불어 하노이 미술대학 출신 중애ㅔ서 현대 40대 유망한 작가로 손꼽히는 응웬 밍 프억의 작품도 내면의 소리를 통찰하고 독창적인 이미를 화폭에 구현했다는 점서도 주목받고 있다.

나인갤러리 양승찬 대표는 “우리의 방송 드라마와 K-팝, 각종 공연, 심지어 김치문화까지 베트남에 널리고 홍보되고 있음에도 베트남 문화는 아직도 우리 귓전에 메아리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신짜오·하노이 아티스트 9인전’은 베트남 현대 미술의 보고(보고)이자 새로운 도약을 예고하는 전시회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설명했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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