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처벌하고, 한국당 3인 의원 제명해야…”

광주 범시민궐기대회 외국인·시민 등 3천여명 운집

“5·18 망언 국회의원 퇴출” 현수막 찢기
16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역사왜곡 처벌을 위한 광주범시민궐기대회에서 시민들이 5·18 망언을 규탄하며 지만원씨와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여수에서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동참하게 됐다. 법제화 된 상태도 인정하지 않고, 5·18을 왜곡하고 날조하는 한국당을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주말인 지난 16일 이른바 ‘5·18민주화운동 망언’을 규탄하기 위한 시민들의 지적의 목소리가 광주 전역에 울려 퍼졌다.

이날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는 ‘자유한국당 5·18망언 의원 3인 퇴출과 5·18역사 왜곡 처벌법 제정을 위한 광주범시민궐기대회’가 열렸다.

궐기대회에는 이용섭 광주시장과 광주·전남을 지역구로 둔 여야 국회의원을 비롯해 5월 단체, 시민 사회단체, 광주시민 등 3천여 명(주최측 추산 1만명)이 참여했다.

이날 금남로 일대는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모인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민들은 “5·18 역사왜곡·폄훼 OUT” “자유한국당 사죄하라”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제명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손에 들고 자리를 잡았다.

시민들 가운데는 5·18 당시를 생생히 기억하는 시민들도 자리했다.

1980년 5월 당시 19살이었던 김영백(58·동구 대인동)씨는 “5·18을 직접 겪은 당사자로서 바로 옆에서 일반 시민들이 총을 맞는 모습을 목격하고 부축해주기도 했다.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 현장이 눈 앞에 선명하다”며 “죽음의 공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얼토당토 않는 말을 하는 세력들 때문에 분노가 치민다. 이들은 청산해야 한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궐기대회에 참여한 가족단위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당 사죄·해산의 뜻을 담은 피켓을 든 어린 참가자들이 “망언 의원 사퇴하라” “5·18 왜곡·폄훼 행위를 강력히 처벌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는 모습.
매서운 칼바람에도 불구하고 어린 자녀들과 궐기대회에 참가한 가족단위 시민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9살·6살 딸과 함께 전북 익산에서 광주를 방문한 이종국(37)씨는 “우리 아이들 만큼은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참여하게 됐다”며 “5·18이 정치적 분쟁의 도구가 돼서는 안된다. 이번을 계기로 이런 행태가 확실히 뿌리 뽑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철민(56·남구 진월동)씨도 “역사를 날조하고 왜곡하는 행위들이 계속 되풀이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러한 망언과 행위자체를 할 수 없도록 법적근거를 마련해 앞으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5·18망언 의원 3인 퇴출과 5·18역사 왜곡 처벌법 제정을 위한 광주범시민궐기대회’에 참여한 프라빈 쿠마르씨.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피부색은 다르지만 5·18역사 왜곡 처벌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외국인도 만날 수 있었다. 5·18기념재단 국제연대팀 소속 프라빈 쿠마르(30·네팔)씨는 “5·18은 전세계적으로 인권·민주주의·평화를 상징하는 민주화운동”이라며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학문을 연구하는 국제 인턴으로서 역사적 진실 왜곡을 규탄하기 위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참여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장 한켠에선 5·18민주유공자유족회와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가 2천명 분의 찰주먹밥을 준비해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한 관계자는 “5월 정신이자 상징인 주먹밥을 통해 한 마음이 되고자 이런 행사를 마련했다”며 “이번 궐기대회 발판삼아 5·18을 폄훼하는 세력들이 진심으로 사죄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와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는 궐기대회 참여자들을 위해 따뜻한 5월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주기도 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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