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옵션 원룸이라더니… 공용 코인 세탁기가
부동산 앱으로 집 구해보니 75% ‘미끼매물’
제재 관련 법안 미비… 신고하는 방법 뿐
 

18일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에 올라온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 소재의 한 원룸은 풀옵션이라는 왼쪽 광고사진과는 달리 실제 확인한 결과 오른쪽 사진처럼 가구가 없이 텅텅 비어 있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풀 옵션 원룸인데 공용 코인 세탁기를 사용하셔야 해요”

새 학기와 봄 이사철을 앞두고 지역 내 부동산을 소개하는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에서 ‘허위 매물’이 극성을 부리고 있어 소비자들이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자가 직접 방을 구해본 결과 광주광역시 동구와 북구의 대학가 일대의 원룸 8곳 중 6곳인 75%가 존재하지 않거나 제시된 조건과 다른 ‘미끼매물’이었다. 매물로 나온 동구 지산동의 A 원룸은 보증금 100만 원에 15만 원으로 세탁기와 TV, 냉장고 등이 모두 포함된 풀 옵션 원룸이라는 조건의 광고와는 달리 동전을 넣고 사용해야 하는 공용 코인 세탁기가 있었다. 또 보증금 50만 원, 월세 19만 원인 B 원룸은 광고 사진에 있던 책상과 옷장은 온데간데 없이 방이 휑했고, 벽지 역시 뜯어져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같은 보증금에 월세는 21만 원인 C원룸은 하루 전날 수리에 들어가 매물조차 보지 못했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C원룸은 어제부터 수리에 들어가 내부를 볼 수 없다”며 조건이 다른 다른 집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허위 매물이나 과대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의 울리는 부동산 허위매물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날 부동산 매물 검증 기구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허위매물을 올렸다가 제재를 받은 공인중개업소는 그 전해보다 무려 29%나 증가했다. 매물 소개 사진에 더 넓은 방을 올려놓거나 저렴한 매물을 확인하고 찾아온 손님에게 매물이 방금 팔렸다며 다른 매물을 소개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다. 이에 대해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들이 매물 정보를 공유하는 구조여서 매물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것이 어렵다”며 “일단 매물을 보고 연락이 오면 다른 매물도 보여주면서 거래를 성사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로 정부는 부동산 중개업소의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자 공인중개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관련 법안이 부재해 허위매물로 피해를 당한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해당 앱과 KISO종합신고센터(https://report.kiso.or.kr/)를 통해 허위매물을 신고하는 방법 뿐이다.

이와 관련 정철기 광주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현행법에는 허위매물을 올린 중개업소를 제재할 근거가 미비하다”며 “관련 법안이 마련될 때까지는 소비자들이 부동산중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때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이 최선이다”고 밝혔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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