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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가 만난 사람-대중음악가 진보(JINBO)
‘평범한 건 싫다’…한국 대중음악의 새 개척자

■남도일보가 만난 사람-대중음악가 진보(JINBO)

‘평범한 건 싫다’…한국 대중음악의 새 개척자
작곡가·프로듀서·랩퍼·가수 등 다재다능한 뮤지션

방탄소년단·레드벨벳 등 수많은 히트곡 직접 만들어

리메이크곡 음원 무료 제공·1인 기획사 운영 ‘화제’
세대·장르 아우르는 음악 추구…“음악계의 홍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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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가 뮤지션들과 앨범 KRNB2 작업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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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콘서트에서 노래를 부고 있는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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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가 앨범 KRNB2 참여 뮤직션들과 함께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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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가 남도일보 독자들에게 전한 인사.

소년은 아인쉬타인을 꿈꿨다.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물리학자나 수학자가 되길 원했다. 소년에겐 두 형이 있었다. 음악을 좋아했다. 큰 형은 팝, 작은 형은 락에 관심이 많았다. 형들은 어린 학창시절부터 밴드 활동을 했다. 소년은 두 형을 보며 자랐다. 자연스레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물리학자나 수학자가 못될 바에는우아한 음악을 하고 싶었다. 다만, 다르고 싶었다. 팝 따로, 락 따로가 아닌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는 음악을…. 가수 진보의 이야기다. 진보는 한류 열풍을 주도하는 K-POP 분야에서 다재다능한 뮤지션으로 이름나 있다. 남도일보는 최근 지인을 만나러 광주에 온 그를 인터뷰했다.

진보(JINBO)는 예명이다. 본명은 한주현. 왜 진보로 했을까. “옛날부터 한국에서만 뭘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미국 사람도, 중국 사람도, 일본 사람도 다 읽을 수 있고 모두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름이 두 글자 한자어 조합이라는 아이디어를 얻고서 그 다음에 저라는 사람의 캐릭터에 제일 잘 맞는 뜻으로 진보를 골랐어요. 진보적이다 할 때 그 진보에요. Progressive…”

진보는 작사와 작곡, 노래를 직접하는 싱어송 라이터이자 레퍼이고, 프로듀서다. 랩보다는 보컬, 보컬보다는 프로듀싱이 음악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는 힙합과 알엔비 등 흑인 음악이 인기 장르가 되기 전부터 작사·작곡, 프로듀싱, 피처링 등을 통해 뮤지션들과 교류해 왔다. 현재 1인 기획사를 꾸려 독립적으로 움직이지만 SM, YG 등 아이돌 기획사들과의 협업도 활발하다.가수로도 무대에 서고 있다.

여러 뮤지션들은 그를 천재로 생각한다. 어떤 힙합 뮤지션은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세계적인 뮤지션이 됐을 것”라고 평가했다. 그가 작사·작곡한 노래와 프로듀싱(연극, 영화, 방송, 음악 따위에서 제작의 모든 관리를 책임지는 일)과 피처링(다른 가수의 앨범 작업에 참여하여 노래나 연주를 도와주는 것)에 참여한 곡들을 보면 이런 평가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방탄 소년단이 부른 ‘Anpanman’과 ‘Pied Piper’, 레드벨벳의 ‘봐’, 보아의 ‘U & I’, f(x)의 ‘All Night’ 등은 직접 작사·작곡했다. 작사·작곡과 함께 프로듀싱까지 한 곡은 크러쉬의 ‘Friday야 ’, 샤이니 의 ‘닫아줘’, B Free의 It Ain’t Easy 등이다. 빈지노의 ‘아쿠아맨 ’과 인크레디블·타블로·지누션의 ‘오빠차’는 작곡과 프로듀싱을 담당했다. 김범수가 불렀던 ‘집밥’은 노래말을 만들었다. 또 사이먼 도니믹의 ‘귀가본능’과 팔로알토 & 저스디스의 ‘Ayy’, Hoody의 ‘By Your Side’, 도끼의 ‘Mr. Independent 3’, 더콰이엇의 ‘World Famous’, 에픽하이의 ‘Girl’, 자메즈의 ‘춤’, 다이나믹 듀오의 ‘Precious Love’ 등은 피처링을 했다. 하나같이 대중음악계의 가장 핫한 뮤지션들이고, 히트곡이다.

그의 음악적 재능은 제 8회 한국대중음악상 (KMA) 최우수 알엔비&소울 앨범상 (2010년·Afterwork)과 제 11회 한국대중음악상 (KMA) 최우수 알엔비&소울 노래상(2013년·Fantasy)을 수상에서도 엿보인다.

가수로서 명성은 아직이다. 2005년 군 입대 직전 녹음한 첫 앨범인 ‘Call My Name ’을 비롯 지금까지 7개의 앨범을 발표했다. 대중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가수보다는 작사·작곡자로서, 음반 기획자로서 더 왕성한 활동를 한 게 배경이다. 대형기획사나 방송이 아닌 클럽 중심의 현장에서 팬들과 직접 소통한 점도 한 이유다.

대형기획사와 손을 잡은 적도 있다. 하지만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추구하는데 한계를 느껴 1인 기획사 ‘SuperFreak’ 를 설립·운영중이다. 스스로 고생길을 택한 것이다. 그때가 2009년이다. 혼자 힘으로 팬들과 만나고, 많은 대중에게 자신의 곡을 어필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인터넷을 자주 활용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홍보, 유통을 한다. 새로운 노래도 SNS를 통해 발표한다.

그는 대한민국 대중 음악계의 새로운 개척자로도 불린다. 리메이크 음원 무료 제공과 1인 기획사 운영 등 논란을 일으키며 대중음악계에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가 2012년 발표한 KRNB 앨범은 김건모의 ‘삘간 우산’, 태양의 ‘I Need A 드 Girl’, 소녀시대의 소녀시대 ‘Gee’ 등 과거 K-POP 히트곡들을 현대적 시각과 느낌으로 재해석했다. 대중이 예전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래들이 새로운 맛을 느껴보는 게 의미있을 것 같아 발표한 앨범이었다.

이 리메이크 곡들은 무료 음원 제공으로 화제가 됐다. 리메이크 곡의 경우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경우 저작권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점을 활용한 게 대중음악계에 논란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저작권 침해라는 지적부터 신선하다는 평가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무료 음원 제공은 음악을 통해 세대간 단절을 극복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왔다. “지금의 대중음악 팬들은 10대 20대가 주류인데, 선배 가수들이 불렀던 노래를 알지 못해요. 40대 이상은 지금 나온 노래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요. 70~90년대 사랑받았던 곡들과 훌륭한 선배 가수들이 잊혀지는 게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예전 곡들을 현재 분위기에 맞게 새롭게 해석해서 노래를 다시 만들었어요.”

세대간 소통 노력은 2017년 ‘KRNB2’앨범을 통해 더욱 활발해진다. 고(故) 김성재의 ‘말하자면’, 015B ‘아주 오래된 연인들’, 윤수일 ‘아파트’, 트와이스 ‘TT’까지 80년대부터 현재까지 가요계를 총망라하는 히트곡들이 재해석돼 담겼다. 트랙리스트만으로도 K팝 역사의 발전, 추억을 느끼고 공유할 수 있다.

진보의 음악 세계는 어린 시절 활동이 뒷받침됐다. 초등학교때부터 팝(큰 형), 락(작은 형) 동호회 활동을 하던 두 형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레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중·고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밴드 동아리를 구성하기도 했다. 형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특정 장르에 치우지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인 CJ에 입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위해 취업 1년 6개월만에 퇴사 한 뒤 전업 뮤지션 길로 들어섰다.

진보는 대중음악계의 ‘홍명보’가 되고자 한다. “현재 저의 위치는 옛날 축구대표팀의 홍명보 선수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홍명보 선수는 수비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다가도 필요할때는 앞으로 나아가서 골을 넣곤 했죠. 저도 후배 뮤지션들의 권익 향상과 활동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면서 신인 발굴 및 육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역할을 계속할 생각입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서울시 도봉구청에서 운영한 뮤지션 양성 프로그램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2015년부터는 모교인 한양대에서 후배들에게 음악을 주제로 특강도 했다. 올해부터는 가수로서 더 공개적이고 더 대중적인 활동을 할 계획이다. 공중파를 비롯한 방송 출연이나 콘서트 등 참여로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갈 생각이다. 최근 진행한 일본 공연도 그 연장선상이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 공연도 계획중이다.

음악을 꿈꾸는 청년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클럽에 혼자 가는 거 두려워하지 말고 혼자 가서 사람도 사귀고, 새로운 음악도 찾고, 용기 있게 모든 걸 새롭게 부딪혀 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힘들다면 한 번쯤 저를 찾아봤으면 해요. 지금 상황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 새로운 걸 추구하는 사람들, 뭔가 진보적인 걸 하고 싶은 사람들, 색다른 거 하고 싶은 사람들, 금기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은 다 저랑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해요. 혼자 있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으면 해요.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서 뒤에 있는 사람은 이끌어주고, 앞에 있는 사람은 힘을 실어줬으면 해요. 그게 소통이고 협력이에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

글/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사진/수퍼트릭 레코드·임대영 작가·Udumo 제공

■진보(JINBO)가 걸어온 길은

-본명 : 한주현

-1982년 7월7일 서울 출생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2010년 LA Musicians Institute (M.I.) 인디펜던트 아티스트 과정 수료

-제 8회 한국대중음악상 (KMA) 최우수 알엔비&소울 앨범상 (2010년·Afterwork)

-제 11회 한국대중음악상 (KMA) 최우수 알엔비&소울 노래상(2013년·Fantasy)

-2005년 데뷔앨범 Call My Name 발표

-2009년 1인 기획사 the SuperFreak 설립

-2010년 Afterwork 발표

-2012년 KRNB 발표

-2013년 Fantasy 발표

2017년 ~ KRNB2 발표중

■프로듀싱/ 작사/ 작곡

방탄 소년단 - Anpanman

방탄 소년단 - Pied Piper

레드벨벳 - 봐

보아 - U & I

크러쉬 - Friday야

f(x) - All Night

샤이니 - 닫아줘

빈지노 - 아쿠아맨

인크레디블, 타블로, 지누션 - 오빠차

이센스 - I‘m Good

B Free - It Ain’t Easy

김범수 - 집밥

■피쳐링에 참여한 곡

사이먼 도니믹 - 귀가본능

팔로알토 & 저스디스 - Ayy

Hoody - By Your Side

도끼 - Mr. Independent 3

더콰이엇 - World Famous

에픽하이 - Girl

자메즈 - 춤

다이나믹 듀오 - Precious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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