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청결 기본…디자인 입혀 생명력 있는 공간으로”
(주)한국그린피아 김정설 회장 인터뷰
도시문화 품격 높인 이동식 화장실 생산·납품·임대 업체
지역 최초 조달청 등록…수년 째 매출 1위 전년 150억
복지·지역 일자리 창출도 앞장…“호남 대표 기업 목표”
 

(주)한국그린피아(회장 김정설)는 고급형 이동식 화장실을 디자인해 생산·납품·임대 등 모든 단계를 직접 처리하는 환경시설물 제조회사로 조달청 매출 1위를 수년 째 달성하고 있다. 사진은 김정설 한국그린피아 회장이 지난 22일 전남 담양 한국그린피아 회의실에서 그동안 성과와 앞으로 계획 등을 밝히는 모습.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전남 장흥 우드랜드에 설치된 첼로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의 대형 이동식 화장실. 일명 ‘심포니’그래픽 이미지.

“공중 화장실은 그 도시의 품격이자 얼굴입니다.”

누구든 사람이 많은 관광지나 야외 행사 등을 가면 각종 시설이 노후화돼 이용에 불편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 특히 공중 화장실이 낡고 위생상 쾌적하지 못하다면 손 씻는 것조차도 꺼려지게 된다. 또 대형 행사에서 화장실이 부족했던 일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기본 30분에서 1시간을 대기하는 것이 허다하다.

하지만 광주·전남 지역에서 위생적이고 청결한 화장실을 뛰어 넘어 공간 디자인을 통해 휴식의 공간으로 재탄생 시킨 기업이 있다. 주인공은 전남 담양에 있는 (주)한국그린피아(회장 김정설)이다. 이 기업은 고급 이동식 화장실을 디자인해 생산·납품·임대 등 모든 단계를 직접 처리하는 환경시설물 제조회사이다.

◇트레일러에서 이동식화장실 제작까지=한국그린피아는 지난 2006년 트레일러와 견인장치, 이동식화장실을 제작하는 자동차 제작사로 각 종 소형 트레일러와 견인장치를 생산하고 트레일러 위에 화장실을 탑재해 각 행사장이나 축제 등에 임대하는 업체이다.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건이 발생 하면서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중 화장실이 턱없이 부족해 문제가 발생하자, 정부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상 운용 이동식화장실 수급계획을 마련하고 제품 설명회를 열었다. 여기에 김정설 회장의 아이디어인 차량형 화장실이 1등을 차지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충남도내 각 지자체에 납품하게 됐고 기술력을 인정받아 명실상부한 업계선두주자로 발돋움하게 됐다. 차량형 화장실은 여성, 남성용을 비롯해 장애인들이 편안히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 전용까지 전문적으로 갖춘 이동식 화장실이다.

한국그린피아의 화장 실사업은 쾌적하고 청결한 화장실을 넘어 편안한 휴식의 공간, 화장실이 설치되는 공간의 주변 환경 등 3가지를 고려한 ‘고품격 이동식 화장실’로 범위를 넓혀갔다. 전국 각지 관광지와 행사장 트레일러 이동식 화장실 뿐만 아니라 국방부 군수 물자로도 업계 최초로 등록해 국방부 교육사령부 화장실과 경찰청 비상 수급용 화장실을 납품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국그린피아 이동식 화장실은 다양한 형태의 화장실로 디자인된 제품에 각각의 브랜드가 있다. 풍차 디자인 화장실, 항구 디자인 화장실, 숲 디자인 화장실 등 다양한 화장실 공간 디자인을 선보인다. 특히 첼로 디자인 화장실은 첼로 모양 절반을 세워둔 형태로 바로 앞에 있는 물이 차 오르면 첼로가 물에 비춰 완성 된 모습을 보이도록 디자인 했다. 화장실 디자인마다 이름도 있다.

김 회장은 “어떤 공간이나 물건이건 이름을 붙여줘야 생명력이 붙들어 들 수 있다. 이동식 화장실도 마찬가지다”면서 “나이팅게일이 부상당한 병사들 사망률을 낮추는데 깨끗한 시트를 갈고 소독한 것처럼 청결하고 멋진 화장실은 도시의 품격과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곳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국 업계 ‘1위’ 등극…전년 조달청 매출 150억=한국그린피아는 2008년 호남권 최초로 조달청 등록을 했다. 지난해에는 고속도로 환경개선으로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여받았고, 같은 해 기술력과 재정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기술보증 ‘스타벤처기업’에 호남권에서 유일하게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지난해 스타벤처기업은 기술보증이 거래하는 7만 개의 기업 중, 전국에서 13곳이 선정됐다. 이밖에도 한국그린피아는 특허 기술과 디자인 등록 등 약 100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지난해 조달청 매출 150억 원을 달성, 조달청 전체 600~700억원 매출 중 약 25%를 담당하며, 지난 2015년부터 4년 연속 업계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한국그린피아가 지역 중소기업에서 전국 대표 업체로 승승장구한데에는 김 회장의 직원 복지 향상을 우선한다는 철학이 담겨있다. 한국그린피아는 총 직원 30여 명으로 기술연구팀, 디자인연구팀, 현장제작팀 등으로 이뤄졌다.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포함하면 70여 명이 된다.

김 회장은 매년 직원들 해외 연수를 통해 디자인 감각을 익히도록 하고 있다. 첫 설립이후 직원 연봉도 4~5배 이상 올랐다.

김 회장은 “창조는 모방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디자인팀을 매년 해외연수에 보내고 있다. 초창기부터 함께 일한 장기근속자만 절반 이상이 넘는다”면서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목표를 가지고 직원들의 정년이 보장되고 가족 같은 분위기의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전남 광양시 망덕포구에 설치된 범선(돛배)디자인의 이동식화장실.
전남 화순군 만연산에 설치된 트레일러 이동식화장실로서 견인차를 이용해 이동설치하며 엘리베이터형의 장애인전용칸을 탑재하고 있다.
전남 고흥군 현충공원에 설치된 모던한 디자인의 도시형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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