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수영대회, 시민의식 높이는 계기 삼아야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주관하는 국제수영연맹(FINA)기가 6일 광주시 청사에 게양되면서 광주가 본격적인 수영대회 준비 체제에 들어갔다. 광주시와 광주세계수영대회 조직위는 이날 이용섭 광주시장을 비롯 코넬 마르쿨레스쿠 FINA 사무총장, 김동찬 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게양식과 수리·달이 마스코트 조형물 제막식을 가졌다.

광주시는 게양식을 계기로 광주시민들이 성공적인 수영선수권대회 개최를 위해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시는 국민의 관심과 호응 유도를 위해 인천공항과 국회의사당 등에도 조형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 1·2월에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KTX 용산역, KTX 송정역, 유스퀘어 광주버스터미널, KTX 서울역사당 등지에 조형물을 이미 설치했다.

광주는 지난 2016년에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를 잘 치른 경험이 있다. ‘별다른 사고 없이 잘 치러진 대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호평을 받았던 만큼 세계수영선수권대회도 성공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믿어진다. 하지만 ‘사고 없이 잘 끝났다’는 것과 ‘광주시민정신이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U대회가 끝난 뒤 광주시민의식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외국관광객들을 대해도 얼굴은 무표정하고 행동은 거칠다. 광주시내의 길거리 모습도 여전하다. 차량들은 난폭하게 질주하고 교통신호를 무시하는 것도 여전하다. U대회 때 광주 시내를 도배했던 ‘친절 광주’ 구호는 U대회가 끝나자마자 사라져버렸다. 웃음기는 사라지고 표정은 다시 차가워졌다.

모든 것이 관제(官製)였기 때문이다. 행정기관이 동원한 시민들이었기에 웃음과 친절의 유효기간이 대회종료와 함께 끝나버린 것이다. 관에서 내건 억지구호였기 때문에 실천력이 상실돼 버린 것이다. 그런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광주시의 태도부터 바꿔야한다. 국제대회가 있으면 으레 친절·교통질서운동을 벌이는 타성과 전시성을 버려야 한다.

광주시가 여러 경로와 호소를 통해 기초질서준수·친절운동에 동참하는 시민의 수를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조형물 설치는 예산낭비 성격이 짙다.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여 치른 대회의 뒤끝이 여전히 허망하다면 문제다. 광주시민의식이 높아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규칙을 잘 지키고 잘 웃는 분위기를 확산시켜야 한다. 그 것이 대회성공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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