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그리고 광주
배미경(전 2015광주U대회 국제협력담당관·(주)더킹핀 대표)

오늘로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개막까지는 119일이 남았다. 대회의 운영과 흥행의 양 페달을 힘차게 돌려야 하는 조직위원회의 시계는 촌분을 다툴 때다. 대규모 선수단의 글로벌 홈이 될 선수촌과 경영, 다이빙, 하이다이빙, 아티스틱 수영, 오픈워터, 수구 등 6개 종목 76개의 경기가 펼쳐질 경기장도 마무리 단계다. 대회 조직위가 지난달 이낙연 총리와 국악인 오정해 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서울시청, 광주시청과 송정역 등 군집 효과가 큰 장소에 대회 마스코트인 수리와 달이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대회 분위기가 제법 무르익고 있다.

대회의 운영은 2016년 발족해 3년여간 대회준비를 전담해 온 조직위가 잘 준비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회를 100여 일 앞둔 상황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지난 유니버시아드 때도 대회 50여 일을 앞두고 메르스의 공포가 엄습했었다. 대외적인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수다. 지난 2월 9일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 1주년, 그리고 지난 9일은 2019평창동계패럴림픽 개막 1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1주년 때와 달리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인 패럴림픽 개막 1주년은 이슈가 침잠하면서 올림픽 기념행사에 100억 원을 쓸 필요가 있었나 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평화’를 전면에 내건 국제행사였기에 이슈 민감성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국제 스포츠대회는 동네체육대회가 아니므로 중앙차원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이 대회 성공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중앙 정부는 물론이고 중앙 언론과 미디어, 그리고 기업의 관심이 있어야만 한다. 평창올림픽의 경우 대회 준비과정에서 말이 많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치루는 첫 국제대회로 올림픽 사상 최초의 남북단일팀 구성이라는 세계적인 이슈를 만들어 국제적인 감동을 이끌었다. 그럴 뿐만 아니라 기대하지 않았던 컬링, 스켈레톤, 봅슬레이 등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이 쏟아지면서 국민의 동계스포츠에 관한 관심까지 증폭시킬 수 있었다. 열정과 감동으로 메달을 딴 국내 스타 선수들이 흥행을 배가시켰다. 평창은 새로 지은 13개 올림픽 경기장의 사후 활용 문제와 올림픽 개최 유산의 브랜드화 등 많은 과제가 남아있는 가운데 세계적 지구환경 아젠다를 다루는 ‘평창포럼’을 올해 2회째 개최했다. ‘평화올림픽’ 유산을 통해 세계경제포럼의 현장인 다보스 모델을 벤치마킹한 마이스 산업에 시동을 건 것이다.

공교롭게도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슬로건 역시 ‘평화의 물결 속으로’다. 평창올림픽의 ‘평화’브랜드와 같다. 올림픽이라는 강력한 스포츠 브랜드와 결합한 ‘평화’ 이슈를 선점한 평창을 광주가 무엇으로 차별화할 수 있을까. 본격적인 도시 레거시에 시동을 걸어야 할 때다. 도시발전을 위한 스포츠대회의 유산화를 위해 3가지를 고려해 보시라.

첫째, 가장 강력한 기존은 ‘대회의 성공’이다. 성공한 대회라는 평가를 받아야 대회 레거시의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성공한 대회를 만들어야 한다. 대회조직위원회가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위기관리’다. 예산의 절감을 위해서 남부대수영장을 제외한 다른 경기장이 임시시설로 건설되고 있다. 수십 연간 대회를 개최한 세계연맹관계자도 개최도시의 개최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임시시설을 추천하고는 있지만, 대회가 끝날 때까지 가슴 졸인다는 말을 대회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들었다. 사고 제로의 안전대회를 위해서 이 부분을 최종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둘째, 광주시는 평창의 대회유산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 이미 수영대회 이후의 유산화에 대한 연구용역을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 수영센터와 같은 시설 레거시도 중요하지만 2002월드컵 4강,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의 성공개최, 2019세계 수영선수권대회를 포괄하는 ‘국제스포츠 도시’ 다운 도시 유산화 비전과 전략에 대한 시민적 합의를 이끌 아젠다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

셋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올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국제 스포츠대회로는 유일한 대회다. 또한, 세계수영연맹 FINA가 대한민국에서 개최하는 첫 대회다. 국제스포츠계에서 FINA 브랜드는 최상급의 브랜드 파워를 지닌 조직이다. 올림픽위원회 IOC가 올림픽 기여도, 미디어 노출, 해당 종목의 지명도 등으로 올림픽참여 종목연맹을 평가하여 수익을 배분하는데, 수영은 육상, 체조와 함께 최상위등급이다. 올림픽 자료에 따르면 수영, 체조 육상 등 3개 종목은 최상위등급으로 4천 7백만 불(한화 532억400만 원)을 지원받는 경기연맹이다. 국제수영연맹 FINA의 입장에서도 타이틀 경기대회의 흥행은 자존심의 문제다. 대한민국이 2032년 서울 평양올림픽 공동 유치를 결정한 상황에서 광주대회는 올림픽 유치를 위한 스포츠 외교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 뛰었던 한 사람으로서 대회의 성공을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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