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낯부끄러운 나주 관문’시외버스터미널 노후화 심각
이용객 불편 호소…지역 이미지 악영향 지적
나주시·사업자 측, 시설물 개선 놓고 ‘핑퐁’

50여년 가까이 전남 나주의 관문 역할을 해온 나주시외버스터미널이 시설 노후로 개선이 시급하다. 사진은 19일 나주시외버스터미널 화장실 벽면에 2m 길이의 균열과 곰팡이가 슬어있는 모습.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50여년 가까이 전남 나주시의 관문 역할을 해온 나주시외버스터미널에 대한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 1972년 3천807㎡ 규모로 준공된 중앙동 나주시외버스터미널은 하루 평균 950여명(14개 시·군 40여개 노선)의 승객들을 수송하며 현재까지 나주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터미널이 건립된지 50여년 가까이 지나다보니 노후된 시설물과 열악하고 후진적인 환경으로 인해 이용객들의 불편을 초래하는데다 안전사고의 위험 마저 도사리고 있어 각종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오전 본보가 확인한 결과, 시외버스터미널 곳곳은 노후화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이용객들로 붐비는 대합실 뒷편 빈 상가는 공사가 덜 끝난 상태로 방치돼 시멘트 가루와 작업도구 등이 널부러져 있었고 외벽에는 균열이, 바닥에는 큰 구멍도 발견됐다.

시외버스터미널 내 화장실도 마찬가지. 화장실로 가는 통로 벽면과 천장에는 곰팡이가 잔뜩 슬어 있는 채 변색돼, 쾌쾌한 냄새가 났고 벽면에는 2m 가량의 균열이 있었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시민 권모(43·여)씨는 “지난해까지 난방기구 하나 없어 추위를 떨며 버스를 기다렸다”며 “혁신도시라는 나주의 명성에 걸맞게 최신 시설로 리모델링해 이용객들의 편익을 증진시켜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천년 목사골 나주’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터미널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46)씨는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곳이 터미널인만큼, 시설 노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천년 목사골 나주의 이미지는 계속해서 훼손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시설 개선에 대한 나주시와 개인사업체인 시외버스터미널 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당분간 이용객들의 불편은 이어질 전망이다.

시외버스터미널 측은 경영난과 매출 적자를 이유로 시설물을 개선할 수 없고, 준공공재 성격의 터미널을 시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주시외버스터미널 관계자는 “시설 개선을 하고 싶어도 경제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까지 나주시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은 적이 없고 그나마 올 겨울에 사용했던 난방비 200만원을 지원해준다고 연락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주시 관계자는 “관련법상(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49조) 개인사업자가 터미널을 운영할 경우 재정 지원 근거가 없다”면서 “현재 터미널 시설 개선 지원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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