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역사적 사실 언제까지 외면할텐가

정유진(사회부 기자)

최근 보수단체들이 광주 한 초등학교 앞으로 몰려가 학교장과 교직원들의 사과를 요구하며 항의성 기자회견을 가졌다.

자유연대·자유대한호국단·턴라이트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앞서 광주 법정에 선 전두환씨를 향해 학생들이 “물러가라”고 외친 것에 대해 “교장, 교감 그리고 교사들이 사과를 해야 한다. 이는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 의무 일탈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사과문을 발표하지 않으면 교육공무원법 등에 따라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학부모와 광주 시민들은 이 모습을 지켜보며 아이들 걱정과 분통함에 눈물을 터뜨렸다.

역사 교육의 중요성이 강화되면서 해마다 5월이면 5·18 민주화운동 계기수업을 받는 학생들에게 선생님들의 선동으로 정치구호를 외쳤다는 주장은 얼토당토 않는다.

학생들과 시민들은 이들의 주장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거짓을 일삼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발뺌하며 사죄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아이들에게까지 이것은 ‘일탈행위’라고 말한다.

역사적 사실을 외면한 채 정치적인 입장에서 이를 이용하는 것은 누구인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나아가기는 커녕 이념 갈등을 부추기고, 왜곡된 주장을 펼치며 오히려 우리 사회에서 후퇴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제는 어긋난 이념과 갈등을 끝내고, 아이들과 후대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우리 사회 발전과 미래를 꾀하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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