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맛의 도시’선포식 예산 1억8천만원 소요‘빈축’

다음달 12일 서울 63빌딩서 인기 연예인 등 참석

참석자에겐 6만원짜리 점심 뷔페 “예산 낭비”비난

목포시청.
전남 목포시가 다음달 12일 서울 63빌딩에서 ‘맛의 도시’ 선포식을 할 예정인 가운데 2시간 가량 소요되는 이번 행사에 1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행사가 치러지는 것에 대해 지역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21일 목포시 등에 따르면 목포시는 다음달 12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리는 ‘맛의 도시 선포식’에 유명 세프를 동원하고 인기 연예인 공연과 참석자에게 6만원짜리 점심 뷔페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소요 시간은 약 2시간으로 이번 행사에 투입되는 예산은 국비 9천만원에 시비 9천만원을 더해 1억8천만원이다. 행사가 열리기도 전에 예산낭비 논란이 제기된 이유다.

행사는 선포식에 이어 퍼포먼스, 유명 세프 조리시연, 인기연예인 문화공연 등이 펼쳐진다. 4명의 유명 세프가 목포특산물로 요리 시연을 한다. 부대행사로 목포 대표 어종인 민어회 맛보기 행사도 열린다.

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종식 목포시장, 국회의원, 도ㆍ시의원, 유관기관 단체장, 자매결연 도시 단체장, 출향인사, 관광여행협회, 목포지역 기업인, 언론인 등 400여명을 초청했다.

공무원 70여명을 포함해 200여명이 타고 갈 대형버스도 4대도 준비했다.

맛의 도시 선포식이 서울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시민은 “불황으로 장사가 안돼 종업원 인건비를 주지 못해 문을 닫는 등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현실은 외면하고 2시간짜리 행사에 1억8천만원을 쏟아부을 수 있냐”고 비판했다.

실제로 인근 신안군의 경우 지난해 12월 초에 방영된 인기연예인 김수미씨가 진행한 수미반찬 촬영을 신안 안좌에서 열어 큰 홍보효과를 냈다.

인기연예인 5명과 스텝 90여명이 1박 2일 일정으로 신안을 방문했다. 예산은 1천400만원이 소요됐다고 군은 전했다.

목포시의회 한 의원은 “지역민들로부터 풍광이 수려한 목포 앞바다와 목포대교를 배경으로 유달산 등지에서 지역민과 축제 형식으로 맛의 도시를 선포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도 “유명 세프도 좋지만, 오랫동안 가업으로 이어온 아줌마의 손맛이 진짜 목포의 맛”이라며 “지역경제도 어려운데 서울까지 올라가 행사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에 대해 목포시 관계자는 “직원들과 행사도우미로 참여한 시민들이 서울역과 용산역을 방문해 홍보할 계획이다”며 “선포식이 목포가 아닌 서울행사에 반대하는 일부 시민도 있지만, 크게 보는 차원에서 서울 도심에서 하는 것이 효과가 크다”고 해명했다.
목포/김정길 기자 kj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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