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20대 청년 시절인 1948년 5월 25일 서재필 박사에게 대통령 출마를 권유한 친필 요청서가 발견됐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 연구소는 독립기념관이 소유하고 있는 서 박사의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 요청서를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가로 19.6㎝, 세로 27.2㎝ 크기의 갱지에 쓰여진 이 요청서는 당시 정치, 언론계와 각종 사회단체 등의 인사 1천929명이 서 박사를 대통령으로 출마시키기 위해 벌였던 서명운동의 하나로, 김 대통령의 자필 서명 뿐 아니라 당시 찍은 도장의 모습까지 선명하게 나타나 있다.
당시 20대 후반의 청년 김대중은 이 요청서에서 “조국강토가 미국, 소련에 의해 분단돼 국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만큼 위대하신 선생이 조선민족의 최고 지도자로 나서야 한다”며 서 박사의 대통령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
김 대통령은 이 요청서를 작성하기 1년 전인 1947년 10월 민주 통일당과 신진당,민중동맹, 신한국민당, 건민회 등 5개 당을 합당해 만든 민주독립당(당수 홍명희)에 입당하면서 정계에 투신, 좌우익 갈등 속에서 중도우파로 활동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필라델피아 자유메달을 수상하기 위해 지난달 미국을 방문,필라델피아에 도착하자 마자 가장 먼저 ‘서재필 기념관’을 찾아가 방명록에 “선각자는 영원합니다”라고 적는 등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거목인 서 박사를 추모하기도 했다.

요 청 서
삼천만의 우리 겨레가 가장 존경하는 노대혁명가이신 서재필 선생에 건강을 축복하옵고 겸하야 션생에게 우리의 간곡한 요청을 드리나이다.
선생은근대 조선의 선각자로서 조국에 대혁명운동을 추진식히든 혁혁한 경력자이시라.
이제 조국강토가 미·소에 의하야 분단되고 민족이 삼팔선에 의하야 분열되였으며 민생의 고난이 극심할 뿐 안이라 무의미한 분쟁으로 동포간의 상잔이 일심하야 도처에서 유혈극을 보는 이때이니 위대하신 선생이 조선민족의 최고지도자로 나서시지 않고서는 민족 금일의 혼란과 참학을 수습할 수 없을가하나이다.
바라건대 저들 연명자들의 미충을 저바림이 없으사 위대한 결의로써 대지도에 역량을 조속히 발휘해주심을 바라나이다 오직 애국애족의 일념으로서 선생을 추대하옵고 선생의 뒤를 따르고저 맹서하나이다.

단기 4281년 5월 25일 소속정당단체 민주독립당 김대중 (날인) 서재필박사 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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