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메카 꿈꾸는 광주…육상도시 대구에서 답을 찾자
2011년 국제대회 유치 후 유무형 레거시 지속 ‘눈길’
‘육상진흥센터’ 건립…개최 효과 지속 ‘원동력’ 거듭
육상 저변 확대 등 기여…시민 접근성 등 아쉬움 보완돼야
■연합 기획취재-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성공요인, 레거시에서 찾다
<2>대구육상진흥센터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박진감 넘치는 경기 장면. /대구시 제공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한 대구는 ‘한국 육상의 메카’이자 ‘국제육상도시’로 거듭났다. 전국 엘리트 육상선수들의 훈련장소로 자리매김한 대구육상진흥센터를 비롯해 국제육상경기연맹의 국제육상도시 지정, 우사인 볼트 조형물, 꾸준한 대회 개최,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가미한 육상아카데미 실시 등은 육상대회가 남긴 대표적 유·무형 ‘레거시(Legacy·유산)’다.

특히 지난 2014년 3월 국내 유일 실내육상경기장인 ‘대구육상진흥센터’가 문을 열면서 대구는 명실상부 실내육상 경기 최적지로 각광받고 있다.

물론 육상 비수기 때 본래 취지와 달리 사용되는 시설 활용 논란, 다소 떨어지는 시민 접근성 등 아쉬운 점도 있다.

그러나 대구시는 대회 개최 후 8년이 지났어도 레거시를 활용한 육상 생활화, 저변확대 등으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 효과를 이어가고 있다.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를 앞둔 광주시도 레거시사업 일환으로 ‘광주수영진흥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광주시가 대구의 사례를 교훈 삼아 장점은 적극 수용하되, 아쉬운 부분은 보완하는 전략으로 수영진흥센터 건립 당위성 논리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육상진흥센터 내 실내육상경기장.
대구육상진흥센터 내부 모습.

◇개최 8년 후…대구세계육상대회가 남긴 유·무형 레거시는=2011대구세계육상대회를 통해 대구시는 국제육상경기연맹이 지정한 ‘국제육상도시’로 거듭났다.

이는 1993년 제4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한 독일 슈투트가르트 이후 18년만에 세계 두 번째로 인정받은 사례로 무형의 레거시로 손꼽힌다.

대구육상대회가 남긴 대표 레거시는 단연 대구육상진흥센터다.

지난 2011년 육상대회에 앞서 대구시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간 협약에 따라 추진된 센터 건립은 총 사업비 725억원(시비 146억원·국비 579억원)을 투입해 2013년 12월 준공됐다.

대지 2만7천40㎡, 건축연면적 2만1577㎡, 지상 4층 규모로 실내육상경기장(200m 6레인 원주트랙·60m 8레인 직선트랙·관람석 5천3석)과 육상 아카데미(숙소 50실·멀티미디어실·회의실·식당)동이 운영되고 있다.

대구시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육상센터는 20여 명의 근무인원과 연간 인건비 9억 9천만원, 공공요금 및 시설유지 보수 명목으로 4억 2천만원 등 총 14억 1천만원이 운영비로 소요되고 있다. 운영비는 국비 지원 없이 전액 시비로 집행되고 있다.

대회 개최 이후 대구시는 유형 레거시인 육상센터를 활용해 실내 육상경기대회, 육상 전지훈련팀 유치, 육상 아카데미 운영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4년부터 최근까지 매년 11월에 열리는 ‘전국실내육상경기대회’ 때마다 750여명 이상의 전국의 육상 동호인이 참여한다.

새해알몸마라톤대회, 대구국제마라톤대회, 전국실내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꿈나무실내육상경기대회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하며 육상 종목 저변확대 및 육상도시로서 굳건한 자부심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대구세계실내육상경기대회를 유치·개최하며 대회 기간동안 전 세계 6천여명의 선수 및 가족들이 대구를 방문해 국제육상도시의 위상을 알리는 계기를 다시 한번 마련했다.

대구경북연구원이 2017대구세계마스터즈실내육상경기대회 관련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450억원 이상의 생산유발효과와 178억원 이상의 부가가치유발효과, 484명 이상의 고용창출효과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상진흥센터 건립을 통한 대한육상연맹, 대구시교육청 등과 긴밀한 협업체계 구축도 눈여겨볼 만한 무형의 레거시다.

최대 150명 수용 가능한 센터 기숙사와 훈련 최적장소인 국내 유일 실내 육상경기장 덕택에 국내 초·중·고 엘리트 육상선수들과 육상 국가대표 선수, 국가대표 상비군 등의 동·하계 전지훈련 장소로 이용된다.

시교육청을 통해서는 초등학교 10곳을 선정해 ‘키즈런 페스티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한·일 육상교류를 위해 일본 기타큐슈 초등학교 스포츠클럽 육상 선수들과 매년 여름과 가을 격년제로 교환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꾸준한 육상 붐 조성으로 육상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증가하는 효과도 거두는 것으로 대구시는 분석했다.

마라톤대회 개최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 응원 및 공연,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한편 교통통제로 인한 불편함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져 민원 제기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대회 개최를 위한 교통통제에 따른 민원이 지난 2016년 482건에서 지난해 219건으로 절반 이상 감소한 게 대표적이다.

대구시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2021년 ‘국제청소년스포츠축제(ICG)’ 유치도 성공했다. 더불어 2024년 세계마스터즈 육상경기대회(WMAC) 유치를 위해서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세계마스터즈 육상경기대회가 대구에서 열리게 될 경우 일본에 이어 아시아 두번째 WMAC 개최국이 되는 성과를 얻게 된다.
 

대구 스타디움 앞에 세워진 우사인볼트 조형물

◇대구 사례 분석…광주, 지역 실정 맞는 수영진흥센터 최적안 마련해야=대구육상센터가 건립된 대구시 수성구 삼덕동 인근은 국제공인 규격의 대구스타디움과 보조경기장, 대구FC 전용구장, 시민생활스포츠센터와 종합 스포츠 전시관 등 관련 스포츠시설 및 국제대회 기념관이 집적화돼 있다. 도시계획단계부터 사실상 체육특구에 건립한 탓에 부지 선정을 놓고 자치구간 불필요한 경쟁은 없었다는 게 대구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대구의 경우 주요 스포츠 시설을 도심 외곽 부근에 모아놓으면서 교통 혼잡 등은 배제돼 대규모 단체팀의 호응은 높지만 정작 개인이나 소규모 동호회, 시민들의 편의 및 접근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대구시가 지난해 9월 공공체육시설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에서 시민생활스포츠센터는 특수 종목을 제외하곤 활용도가 낮고, 단발성 이벤트 형태로 운영돼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개선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국내·국제 육상대회 개최 및 육상 전문인력 양성 목적으로 마련된 대구육상진흥센터가 본연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나 육상 인구 저조 등 현실적 한계 탓에 시민 복합 스포츠,문화 행사에 이용된다는 점은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다.

육상 선수들의 동하절기 전지훈련이 없을 때나 육상대회가 열리지 않을 시에는 기관 및 단체 문화행사에 대관하거나 배드민턴 대회 등 타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고 있다.

육상진흥센터 건립 목적에 어긋난다는 목소리와 개점휴업 상태보다는 시민에게 열린 공간으로 시설을 적극 활용하는 게 낫다는 시선이 엇갈리는 이유다.

대구육상진흥센터를 모델 삼아 ‘광주수영진흥센터’ 건립을 추진 중인 광주시는 앞선 대구의 레거시 사례를 교훈 삼아 지역특성에 맞고 시설 활용도와 경제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건립 국비 확보 등을 위한 당위성 논리 구축에 나서야 한다.

‘수영 불모지’나 다름없는 열악한 광주에는 대회 개최 효과를 이어갈 수 있는 엘리트 선수나 생활체육인구가 활용할 수 있는 ‘레거시’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광주시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중점적으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광주의 특색에 맞는 브랜드 이미지 개발이 우선시 돼야 한다”며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경계를 없앤, 대회 개최 후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레거시 사업으로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구/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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