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소방 196명·소방차 41대 파견 진화작업

“강원도 산불 현장 전쟁터 방불할 만큼 참혹”
광주·전남소방 196명·소방차 41대 파견 진화작업
“우리 지역도 산불 발생 위험 마찬가지” 주의 당부
 

산불이 강원도를 집어삼키면서 고성군 일대 주택가들이 쑥대밭으로 변했다. /광주시 소방본부 제공

“전쟁터나 다름 없었다. 모든 것이 싹 타버렸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더라…”

지난 4일 산불이 강원도를 집어삼키면서 다음날 새벽 광주·전남 소방관들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소방청의 전국 비상출동시스템이 작동되면서 광주소방관 136명이 이날 오전 3시에 강원도 고성을 향해 출발했다. 7시간 가량을 달려 도착한 고성군은 그야말로 전쟁터나 다름 없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김관호 광주시소방본부 방호예방과 계장은 “고성 일대가 말 그대로 초토화가 됐었다”며 “주택과 농경지 등이 모두 새까맣게 변했고 불에 탄 건물은 엿가락처럼 휘어져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고 전했다.

4일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한 산불과 강릉 옥계면 남양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번지면서 무려 525㏊(525만㎡) 산림을 집어삼켰다. 여의도 면적(290㏊)보다 크고, 축구장 면적(7천140㎡) 735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산불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서울과 경기도 등 전국 소방관들은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이 가운데 광주·전남소방본부 소속 소방관 196명과 소방차 41대도 현장으로 급파됐다. 특히 강원도 일대는 강풍이 세게 불어 화재를 진압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 5일 강원도 고성에 급파된 광주 소방대원들이 불길을 막고자 뜨거운 화재 현장속에서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 /광주시 소방본부 제공

하지만 현장에 나선 광주·전남 소방대원들은 산불이 민가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화마 속으로 뛰어들었다. 불길을 끊지 못하면 마을의 민가를 덮치는 것은 시간문제로 여긴 소방대원들은 필사적으로 불길을 막았다. 새벽 동틀 무렵 소방대원들의 방화복은 땀으로 흠뻑 젖어 어느새 물기가 뚝뚝 떨어졌고, 헬멧 사이에서는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이틀간 뜬 눈으로 밤을 세웠으며 제대로 씻지도 못한 채, 식사도 거른채 오로지 화재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에 급파된 남부소방서 신생균 계장은 “화재로 인해 상실감에 빠진 강원도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우리가 여기에서 할 수 있는 건 빨리 잔불을 정리해 더 이상의 화재를 막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해 아무것도 생각나질 않았다”고 말했다.

이틀간 강원 산불 화재진압에 공을 세운 나선 광주·전남 소방관들은 지난 6일 각각 소방본부에 복귀해 관할 소방서로 뿔뿔히 흩어졌다.

김관호 계장은 “산불화재는 강원도 뿐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 지역도 산불화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지역민 모두가 화재예방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당부했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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