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전 회장 “피 토하는 심정으로 아시아나 매각”

아시아나 사내게시판에 심경·인사 마지막 글 남겨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동걸 “박 회장 결단 감사, 금융 지원 곧 이뤄질 것”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임직원에게 “면목 없고 민망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박 전 회장은 16일 오전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전날 그룹 비상경영위원회와 금호산업 이사회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는 “그룹 비상경영위원회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했다”면서 “이 결정으로 임직원 여러분께서 받을 충격과 혼란을 생각하면, 그 간 그룹을 이끌어왔던 저로서는 참으로 면목 없고 민망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 결정이 지금 회사가 처한 어려움을 현명하게 타개해 나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 대해 임직원 여러분의 동의와 혜량을 구한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1988년 2월 아시아나항공 창립 이후 과정을 소개하면서 “31년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음으로 임직원들과 함께했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처음 새 비행기를 도입하던 과정과 크고 작은 사고, ‘IMF 외환위기 사태’, 9·11테러, 사스(SARS), 메르스(MERS), 글로벌 금융위기 등 각종 위기 상황에서 임직원의 노력이 있어 아시아나의 발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이 조속히 안정을 찾고 변함없이 세계 최고의 항공사로 발전해 나가길 돕고 응원하겠다”면서 “아시아나의 아름다운 비행을 끝까지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제 마음은 언제나 아시아나와 함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아시아나의 한 사람이어서 진심으로 행복했다.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글을 맺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과 관련해 “박삼구 전 회장이 기업 경영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결단을 내려준 데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기자실을 방문해 “자회사 일괄매각이 바람직하다. 아시아나 자회사는 시너지 효과를 생각해서 만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매각도 협의해서 할 수는 있으나 시너지를 위해 만든 조직이라 일단 존중하고 간다는게 원론적인 답변”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구주 매각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진행된다.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자회사들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통매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인수 비용에 대해 “부채가 정확하게 3조6천억원 조금 넘는다”며 “모든 기업이 인수를 할 때에는 부채를 다 갚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적정한 자본이 조달되고 큰 무리가 없이 갈 수 있는 구조만 된다면 일정액의 부채는 끌고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의 자금 지원 요청과 관련해 오는 25일 이전에 MOU(재무구조 개선 양해각서)를 작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금호 측은 오는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이 회장은 “시장의 신뢰는 벌써 회복됐다고 생각하고 25일 이전에 가시적인 조치가 나오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최소한 구체적인 결정은 25일 전까지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