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위험천만’ 계림초교 주변 상하수도 공사

통학길 없어지고 굴삭기까지 ‘쿵쾅’…불안 불안

안전로 확보 안된 상태로 인도·도로 마구 파헤쳐

민원에도 모르쇠 일관…학생·시민들 통행 위협

광주광역시 동구 계림초등학교 주변 도로 인근의 노후 하수관로 정비 사업이 미뤄지면서 학생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은 차도로 통행하는 시민들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여러차례 민원 제기했지만 위험한 모습 그대로…”

21일 오후 광주 동구 계림초등학교 주변 도로. 지난해 10월부터 추진된 노후 하수관로 정비 사업이 동절기와 학교 수업 등으로 미뤄지면서 실제 공사는 지난 2월 22일부터 본격 진행됐다. 여기에 하수도 노후관 교체공사 중 기존에 매설된 상수도관이 발견되면서 공사는 2주 정도 지체됐다.

이로 인해 초등학교 주변 약 300m 길이의 인도 곳곳은 파헤쳐진 상태로 시민들에게 노출돼 있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계림초 교사들과 경찰 관계자들은 등하굣길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한달 가량을 안전지도에 나서야 했다.

학생들이 주로 통학하는 인도는 이제 공사가 마무리 단계였지만 반대쪽은 여전히 시민들에게 위협적이었다. 공사현장 주변은 안전장치 하나 없이 굴삭기 등 건설장비들이 오갔고, 뿌연 흙먼지도 흩날리고 있었다. 도로블록을 만들기 위한 벽돌들도 곳곳에 널려있고 모래더미도 차선 일부를 차지한 채 쌓여있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보행로는 따로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일부 시민들과 학생들은 길을 빙빙 돌아야 하는 불편함에 차도로 내려가 걷는 아찔한 모습을 보였다. 반대편으로 길을 건너기 위해서는 육교를 이용한 뒤 교차로 횡단보도를 두번 이상은 건너야 해 다리가 불편한 노인들은 위험을 무릅쓴 채 차도로 내려가 걷기 일쑤였다. 자칫 교통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민들도 이미 관할 기관인 동구청에 수 차례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는 아무것도 취해지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자녀를 마중 나온 학부모 박모(36·여)씨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차도로 지나는 시민들과 차량들로 위험한 모습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니다”라며 “구청에 몇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후속 조치는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공사 업체 관계자는 “우회전 차선을 임시 폐쇄하는 방법 밖에는 없지만 구의 허가 없이 임의로 차도를 막을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구청 한 관계자는 “예상했던 기간보다 공사가 지체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컸던 것 같다. 하지만 도로를 차단하고 교차로에서 우회를 하게 되면 교통정체가 심해져 또 다른 불편이 야기된다”며 “공사 전 학교 측에 미리 안내를 했고, 출퇴근 시간을 피해 공사를 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복구하겠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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