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리뷰>국립아시아문화전당 ‘렉스(R·E·X)’ 쇼케이스
영상·전통기예·플라잉 활용한 입체적 무대 ‘신선’
U자형 오픈 무대 위 화려하고 역동적 장면들 눈길
집중력 분산·메시지 전달 아쉬움…공감대 제고 필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킬러콘텐츠로 제작중인 렉스(R·E·X:불멸의 힘) 쇼케이스 공연이 19일과 20일 문화전당 극장1에서 이틀동안 열렸다./아시아문화전당 제공
렉스 공연 쇼케이스에서 주인공 천둥이가 플라잉 와이어를 이용해 등장하는 장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킬러콘텐츠로 제작중인 렉스(R·E·X:불멸의 힘) 쇼케이스 공연이 19일과 20일 문화전당 극장1에서 이틀동안 열렸다. 문화전당이 대표 공연으로 창·제작중인 작품 때문인지 이틀간 세차례 진행된 쇼케이스는 매회 300여명의 찾을 만큼 높은 관심을 모았다.

‘R·E·X’는 한반도 고대신화를 모티브로 CG(컴퓨터그래픽스)와 입체영상, 전통기예, 동양무술, 플라잉과 서커스 등 복합기술을 활용한 고전판타지 공연이다. 문화전당을 대표하는 공연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에 문화전당이 1년여동안 준비한 작품이다. 쇼케이스 무대는 오는 12월 본 공연을 앞두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무대 테크니컬 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수명장자와 천지왕의 대결을 시작으로 천주골, 말갈족 악대, 천주나무 세계, 부활, 화신, 구미구밀산, 서천꽃밭 . 염부 등 모두 11개 장면이 소개됐다.

관람객들은 전반적으로 신선하고 재미있었다는 평을 내놓았다. 공연 무대가 극장형 무대가 아닌 객석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길게 만들어진데다, 배우들의 호흡까지 느낄 정도로 객석과 가까워 생동감을 줬기 때문이다. 무대는 좌우측 끝 부분이 45도 각도 이상으로 위로 향하는 슬라이딩형인 점이 관객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넓은 U자형 무대는 쇼케이스가 진행되는 30여분 동안 다양한 화면이 수놓아졌다. 무등산 입석대를 연상시키는 바위와 그 사이로 흐르는 물, 형형색색의 꽃, 무지개 빛 등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배우들 연기와 극 흐름을 설명하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20m 높이의 공중에서 주인공 천둥이와 호위무사 계화가 와이어를 이용해 등장하는 장면과 무대 중앙이 갑자기 땅 밑으로 사라지거나 위로 솟아오르면서 배우들이 입·퇴장하는 모습은 박수와 감탄사를 절로나오게 했다. 한반도 고대신화에서 복원된 9명의 캐릭터들은 본인의 역할과 성격에 맞는 의상을 입고 연기를 펼쳐 눈을 즐겁게 했다. 과거 무대 공연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입체형 무대 구성과 색다른 캐릭터들이 관객을 사로잡았다. 연출가를 비롯한 제작진의 깊은 고민과 연구의 결과임을 알 수 있었다. 아동부터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렉스’ 공연의 타깃층도 확인 가능했다.

하지만 필요이상의 조명과 무대 화면은 오히려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해 아쉬움을 남겼다. 주인공 천둥이와 호위 무사 계화가 플라잉 와이어를 이용해 하늘(공중)에서 등장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주인공이 어느 시기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가는 관람객은 물론 극 흐름상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주인공 등장 과정에서 조명이 분산되고, 심지어 무대에 화면까지 비춰지면서 극적 효과가 반감됐다.

주인공이 날아오는 장면을 비춰주는 조명만 살려놓고 다른 조명이나 무대 화면을 모두 아웃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3번째 장면 도입 부문에서 나비 한마리가 캄캄한 무대 위를 날아다닐때는 관객들 시선을 빼앗는 다른 요소들이 없어 관객 모두의 시선이 나비에 쏠렸던 것과 대비됐다. 연출진이 보다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는 열정에서 나온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장면 10의 은쟁반 퍼포먼스를 비롯 일부 장면은 비슷한 동작이 반복되면서 다소 지루함을 주기도 했다. 음향과 배우들의 노래 가사 및 대사 전달도 보완을 필요로 했다. 장면 3에서 말갈족 수장 악대와 그의 책사 주술사가 등장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주문을 외웠지만 울림이 너무 강하고 길어서 그 내용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천정이 높은 극장1의 구조에 의한 것인지, 음향 장치 문제인지, 배우들의 전달력 부족인 지를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문화전당은 렉스를 올해 12월 본 공연에 이어 내년부터는 상설 공연할 계획이다. 2021년부터는 해외 진출까지 겨냥하고 있다. 이른바 문화전당의 ‘킬러 콘텐츠’인 셈이다. 렉스가 문화전당의 대표 공연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관객과의 공감대가 필수적이다. 이에 극 흐름이 방해받지 않은 선에서 장면 전환시 다음 장면의 요지를 설명해주는 별도의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관객들 사이에서 제시됐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장면이, 공연이 어떤 내용인지를 모를때는 공감대가 확산될 수 없어서다. 눈앞에 펼쳐지는 화려함과 색다른 무대 구성만으론 킬러 콘텐츠로 성공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