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 성매매 위기 놓인 여중생 구한 경찰

김영창(사회부 기자)

“형사님 저를 구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최근 광주 북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실종팀에 E-mail이 도착했다. 내용은 성매매 위기에 빠진 자신을 구해줘서 고맙다는 것이었다. 일종의 감사편지인 셈이다. 민중의 지팡이는 왜 감사의 편지를 받았을까.

시간은 약 한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달 광주의 한 여고생이 가출을 했다는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곧바로 수백개의 CCTV를 샅샅이 뒤져 여고생의 행적을 파악해 찾아냈고, 여고생은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경찰은 여고생이 가출을 한 기간 동안 20대 남성과 경기도 평택에서 동거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곧장 평택의 한 원룸으로 향했다. 그곳엔 이미 실종신고 된 가출 여중생 등 2명이 더 머물고 있었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20대 남성을 붙잡은 뒤 조사에 들어갔다. 남성의 스마트폰 기록을 살펴본 결과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가출한 여중생과 여고생을 꾀어 성매매를 알선시키고 강요하려는 문자기록이 남아있었다. 또한 이 철없는 20대 남성은 주로 가출한 청소년에게 접근한 사실도 드러났다. 숙식을 제공하고 용돈을 주겠다는 달콤한 속삭임으로 꼬드겼다.

결국 이를 알아챈 경찰이 20대 남성을 붙잡으면서 다행히 앳된 여중생과 여고생은 성매매 위기에서 벗어나 집으로 돌아갔다. 이를 위해 경찰은 한달여 가량 광주와 경기도를 밤새 오가며 구슬땀을 흘렸다고 한다. 경찰 도움으로 악의 구렁텅이에 벗어난 여학생들은 현재 또래 아이들처럼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다. 부모의 보살핌 속에서 학교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뛰놀고 있다. 이후에도 여학생들은 경찰에게 메일을 수차례씩 보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고 한다. 성매매 위기에 빠진 가출 청소년을 구해준 경찰에 다시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