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당 대표에게 보내는 편지
장재영<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이전기관 노동조합 협의회 의장>

장재영 광전노협 의장

안녕하세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님, 지난 12일 광주·전남공동(빛가람)혁신도시의 한국전력공사에 방문하셨을 때 면담을 신청했던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이전기관 노동조합 협의회(광전노협) 의장 장재영입니다. 지난 25일로 예정돼 있던 나주 고형폐기물(SRF) 민·관 협력 거버넌스 회의가 이해찬 당대표님의 관심 때문에 연기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라 지역의 정치권도 행정 관료들도 들으려 하지 않는 문제를 집권당의 대표님께서 귀담아 듣고 계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지난 12일 면담에 비서실장님만 보내신 것에 대한 서운함이 모두 가시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지역의 정치인과 공무원들, 그리고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변명과 책임 회피, 문제의 복잡성과 막대한 재원 문제를 들어 당대표님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할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이해찬 대표님께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입니다. 5만 명 계획도시 인근에 다이옥신과 같은 유해 물질이 다량 나오는 쓰레기 연료 발전소를 아무렇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당대표님을 속이는 것이 어찌 어렵지 않겠습니까? 저는 당대표님의 5공 청문회 때의 모습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어린 시절이었지만 당대표님이 제가 살던 구의 옆 동 국회의원이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때의 매서운 눈초리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독재에 맞서 싸우셨던 모습으로 나주의 SRF 문제를 보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속지 말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돈보다 생명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존재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전 기관 종사자들이나 빛가람 혁신도시의 주민들이 잘못한 것은 정부 정책을 믿은 것뿐입니다. 가족들을 데리고 이전하라고 해서 가족을 데리고 왔습니다. 서울의 집을 팔라고 해서 서울의 근거지를 없앴습니다. 현재 빛가람 혁신도시에 내려온 이전 기관의 종사자와 그들의 가족들은 혁신도시에 터를 잡고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고, 친구를 사귀었습니다. 다시 서울로 선뜻 올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부의 정책을 충실히 따르고 시키는 대로 한 것의 대가가 유해 쓰레기 연료로 인한 고통이라면, 그것은 세월호 참사의 빛가람 혁신도시 버전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나주 열병합발전소 인근에 한전공대가 건설 예정입니다. 또한 공공기관 2단계 지방이전 부지도 발전소 근처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열병합 발전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전공대가 개교하는 순간 한전공대생은 데모꾼이 될 것입니다. 펜보다 피켓을 먼저 들 것입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공공기관 2단계 지방이전을 하면 지난 11일과 같은 집회에 3천명이 아닌 5~6천 명이 모일 것입니다. 유해물질이 있는 것을 알고도 근처에서 공부하고 싶거나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해찬 대표님이 집권 여당의 당대표라고 하더라도 모든 일을 다 해결해 주실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얼키설키 엮인 나주 열병합발전소 문제는 결국 중앙 정치가 해결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더군다나 혁신도시는 중앙 정치의 산물이며, 노무현 정부의 유산입니다. 중앙의 중요한 다른 일로 바쁘신 줄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체에 유해한 SRF 연료 사용으로 인한 선량한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조속히 해결돼 다시 평온을 찾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으로 인해 빛가람 혁신도시로 내려오는 사람들을 이미 이주한 혁신도시 주민들이 불쌍하게 보지 않도록, 그들이 다시 우리와 같은 데모꾼이 되지 않도록 이해찬 당대표님의 높은 정치력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유해물질 걱정 없이 건강하게 살고 싶은 빛가람 혁신도시에서 장재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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