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2개월 만에 빛바랜 ‘청춘 in 상리단길’
나주시 창업지원금 지급 약속 차일피일 미뤄
창업교육·컨설팅 지원 등 사후관리 ‘나몰라라’
“준비 없이 졸속 추진…청년들 두번 울리는 꼴”

광주·전남공동(빛가람)혁신도시내 청년창업몰 ‘청춘 in 상리단길’에 입점한 청년 창업자들이 창업지원금 미지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오후 찾은 상리단길은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겨 한산한 모습이었다.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광주·전남공동(빛가람)혁신도시내 청년창업몰 ‘청춘 in 상리단길(이하 상리단길)’에 입점한 청년 창업자들이 개장 2개월만에 난항을 겪고 있다. 나주시가 청년 창업지원의 일환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조금 미지급, 형식적 교육 지원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젊은 패기로 무장한 청년 창업가들의 거리’를 목표로 했던 나주시는 치밀한 준비 없이 졸속으로 사업을 추진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보조금 지급 ‘차일피일’연기

나주시와 (사)전남고용노동연구원, 상리단길 입주 상인 등에 따르면 빛가람 혁신도시에 조성된 상리단길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예산 3억5천800만원(국비1억5천400만원·시비2억400만원)을 들여 지난 2월 개장했다. 시는 전남고용노동연구원에 위탁을 맡겨 지난해 12월 18명의 청년창업자들을 선정, 창업 기반 마련을 위한 상가 임차료 등의 보조금 3천만원과 창업 컨설팅 교육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청년창업자들은 당초 1월에 지급받기로 했던 창업지원금의 50%인 1천500만원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보조금은 지난해 12월에 지급됐지만 2차 보조금은 3개월이 넘도록 지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전남고용노동연구원 측은 보조금 지급을 계속 미루고 있어 청년 상인들이 언제 보조금을 받을지도 미지수다.

지난달 전남고용노동연구원은 2차 보조금을 올해 4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750만원씩 지급한다고 밝혔지만 최근에는 지출금액의 40%를 지급하는 후불제로 변경하겠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상리단길 청년창업자 A씨는 “전남고용노동연구원에 2차 보조금 지급을 요구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추후 지급하겠다는 말뿐이었다”며 “전남고용노동연구원의 말이 자꾸 바껴 이제는 보조금을 포기하다 시피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남고용노동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선정된 청년창업자들의 1차 보조금을 지원할 때, 지난해 선정된 청년차업자들에게 2차 보조금을 함께 지원할 계획이다”며 “보조금 지급이 연기된 이유는 행정 처리상 한번에 지급하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창업지원 시스템 ‘보여주기식’구태

청년창업자들의 불만은 이 뿐 만이 아니다. 창업희망자를 대상으로 창업 교육·컨설팅 지원 교육도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이 청년창업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

지난 2월 제1차 청년창업자 18명은 인사교육법, 마케팅방법 등의 교육을 2회에 걸쳐 받았다. 하지만 청년창업자들은 이같은 교육이 본래 창업 정착 지원 교육이라는 취지에 걸맞지 않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제1차 청년창업몰 선정 합격자 발표가 나기전 예비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사업계획서 작성법 등의 형식적인 교육만 진행됐다는 지적이다.

상리단길 청년창업자 B씨는 “대출에 어려움이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창업을 지원해주며 교육한다는 취지 자체는 좋지만 전문성을 띈 교육이나 영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교육은 전혀 없었다”며 “추가적인 교육 계획도 없고, 창업 시켜놨으니 본인들의 할일은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청년창업자는 “애초 꿈을 가지고 상리단길에 들어왔지만 이렇게 형식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알았다면 입점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성토했다.

상리단길에 입점한 점포 모습.

◇개점휴업 상가‘수두룩’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년창업자들은 울상이다. 상리단길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졌고 영업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방문한 상리단길은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했다. 상당수 점포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이런 가운데 상인들간 상가 운영방식에 대한 이견도 나오고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상인들은 이런 상황에도 창업에 사활을 걸며 도약을 꿈꾸고 있는 반면에 또다른 일부 상인들은 가게 영업·운영에는 신경쓰지 않고 보조금 지급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귀뜸한다.

청년창업자 C씨는 “창업자 개인마다 목표를 가지고 가게운영에 힘쓰고 있지만 일부 청년창업자들은 출장간다는 명목으로 한달에 3, 4번밖에 장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보조금만 아니면 당장이라도 영업을 그만두고 싶어하는 청년창업자들도 더러 있을정도로 많이 힘든 실정이다”고 말했다.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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