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경관 속 ‘풍덩’ 전 세계를 사로잡다

경기장이 곧 관광명소…홍보 효과 ‘극대화’

도시이미지 제고…관광·경제 활성화 ‘일거양득’

주 경기장 두나 아레나 건립…이벤트 지속 동력

수영저변 확대·3천500명 자원봉사자 자산으로

■연합 기획취재-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성공요인, 레거시에서 찾다

<4>헝가리 부다페스트 수영대회

부다페스트 세계수영대회 당시 주경기장 ‘두나 아레나’ 전경
‘동유럽의 진주’로 불리는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도나우강을 낀 아름다운 풍경과 역사적인 건축물이 산재해 있는 곳이다. 헝가리는 지난 2017년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개최한 뒤 유럽의 변방에서 ‘관광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부다페스트 명소 곳곳에서 치러진 수영 경기는 헝가리의 매력을 전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다. 대회에 맞춰 건립된 주경기장 두나 아레나는 수영인구 저변 확대를 위한 지역 자산이자 지속적인 세계대회 유치가 가능한 원동력으로 자리잡았고 3천500명의 자원봉사자도 레거시(Legacy·기념유산)로 거듭났다.

부다페스트는 수영대회 개최를 통해 도시이미지 제고에 성공했고 그 결과 ‘경제 성장’과 ‘관광산업 활성화’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자원봉사자’와 수영인구 증가라는 무형 유산도 남겼다.

연합취재팀은 오는 7월 개최를 앞둔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앞서 2년 전에 대회를 치른 부다페스트를 찾아 대회 시설 운영 및 사후 경기장 활용, 레거시 등을 살펴봤다.

부다페스트수영대회 당시 임시풀을 설치해 아티스틱(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경기가 열린 영웅광장.
◇경기장이 곧 관광명소…대회 개최 효과 ‘톡톡’=지난 2017년 열린 부다페스트 수영선수권대회 경기장 시설 대부분이 부다페스트를 상징하는 명소에 마련되면서 미디어와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부다페스트 수영선수권대회는 모두 5개 경기장에서 치러졌다. 이 중 하이다이빙, 아티스틱, 오픈워터 등 3개 경기장은 임시시설에서 진행됐다.

아티스틱(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영웅광장을 배경으로 열렸고 수구경기는 수구 유럽챔피언십 경기가 열린 마가렛섬, 오픈 워터는 중유럽 최대호수인 발라톤 호수에서 치러졌다.

특히 고풍스러운 외관의 국회의사당 앞 도나우 강변에서 열린 하이다이빙은 TV로 경기를 시청한 전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중세 건물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도나우 강변에 설치된 하이다이빙 경기장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매력을 알리기 충분했다.

이 장면이 TV 전파로 전 세계에 생중계되면서 대회 이후 부다페스트는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유명 관광지가 됐다. 특히 최근 국내 TV 여행 프로그램 등에서 부다페스트를 집중 홍보하면서 한국인 관광객도 크게 늘었다.

부다페스트 수영대회는 단순히 세계 최고 선수들이 경쟁하는 장에 머물지 않고 지역의 관광지를 적극적으로 경기장으로 활용하면서 도시를 알리는 기회로 만들었다.

부다페스트 수영대회가 열린 두나 아레나 경기장 내부.
◇경제 성장·관광 활성화 등 레거시=부다페스트는 도심 곳곳을 제대로 활용하면서 대회 개최 이후에도 관광객들이 찾는 도시로 거듭났다. 이에 따른 경제적 성장과 관광산업 활성화는 대표적인 레거시가 됐다.

대회 당시 활동한 3천5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도 무형 자산으로 남아 있다. 이들이 대회 개최를 통해 얻은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훌륭한 자산이다.

부다페스트 수영대회의 대표적 유형 자산은 주 경기장인 두나 아레나(Duna arena)다. 도나우 강변에 자리 잡고 있는 두나 아레나는 대회 개최 이후 반년간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해부터 축소·운영에 들어갔다. 대회 기간에는 1만5천여 명이 수용됐던 수영장을 5천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줄여 향후 선수권 대회 등 차기 대회 개최를 위해 모든 임시풀과 웜업풀을 대회 규격에 맞도록 설치했다. 이 시설 모두 1년 내내 개방되며, 이용료는 3유로다.

이용 시간은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는 동호회 회원들,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국가대표 선수, 오후 3시부터 오후 9시까지는 일반인 등에게 개방하고 있다.

부다페스트는 이런 훌륭한 유무형적 자산을 바탕으로 또다른 꿈을 꾸고 있다. 바로 오는 2025년이나 2027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에 다시 한번 도전하는 것이다.

헝가리 수영연맹 데이비드 스잔토 스포츠디렉터는 “준비 기간이 짧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걸 극복하고 성공적인 대회로 치러냈고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장을 보유하게 됐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대회 이후에도 세계적 수준의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며 경기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잔토 에바 2017부다페스트 세계수영대회 조직위 사무총장
■스잔토 에바 2017부다페스트 세계수영대회 조직위 사무총장 인터뷰

“광주만의 유일한 것 개발 필요…선수들 만족하면 모두 만족할 것”

▶부다페스트 수영대회 이후 레거시 차원에서 열리고 있는 대회가 있는가.

-세계대회인 주니어 수영대회를 올해 8월 20일부터 시작하게 됐다. 2017년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이후 레거시 차원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당연히 주니어 대회도 레거시 유산이다. 내년에는 피나 월드컵(FINA WORLDCUP)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밖에 대회 이후 두나 아레나 주경기장에서 레거시 차원의 여러가지 경기가 열리고 있다. 그중 하나가 여자 수구 세계리그 슈퍼파이널이고 또 하나는 아티스틱 수영이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수영대회는 다양한 방면에서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새로운 수영장이 생긴 것이 가장 큰 유산이다. 다른 인프라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노후된 다른 경기장들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SOC사업도 빨리 진행됐다. 특히 대회에 참여한 3천5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얻은 지식들은 다른 대회나 경기를 할 때 소중한 노하우가 돼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부다페스트 뿐 아니라 헝가리 자체에 대한 이미지에도 변화가 있었다. 수영종목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을 포함해 일반인들의 수가 더 늘어났다. 관광 쪽으로도 영향을 미쳤다. 대회 때 투어관광과 관련된 조직에서 조사를 했는데 긍정적인 답변이 있었다. 현재 부다페스트는 다른 대회 유치도 추진중이다. 2023년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확정했고 2025년이나 2027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다시한번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얼마 안 남았다. 조언을 해준다면.

-우선 기본적으로 광주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집중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경우 FINA 수영대회를 유치하면서 대회에 대한 브랜드 가치가 도시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로 이어졌다. 헝가리 스포츠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광주가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면 이전에 개최된 대회에서 진행됐던 것을 모방하려 해서는 안된다. 광주만의 유일한 것들을 개발해야 한다. 수영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집중을 해야 한다. 그들이 즐겁고 만족하면 모든 사람들이 만족할 것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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