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의회, 한전 영취산 고압송전탑 건설 반대 결의

“여수산단 안정적 전력공급 필요하지만

시민들 건강·생명·재산권 침해는 안돼”

전국 3대 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한 여수 영취산에 고압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결의안이 통과됐다.

여수시의회는 주종섭 의원이 발의한 ‘영취산 고압송전탑 건설반대 결의안’을 3일 열린 192회 임시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 결의안은 지난 3월 27일 열린 191회 임시회에서 표결 끝에 찬성 11명, 반대 7명, 기권 7명으로 과반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당시 참석 의원 25명 가운데, 서완석·문갑태·정경철·민덕희·고용진·이미경·김승호·나현수·전창곤·김행기·백인숙 의원이 찬성했다. 결의안에 반대하거나 기권한 의원은 “국책사업으로 여수산단에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로 찬성하지 않았다.

이후 여수 지역사회에서는 시의원들의 고질적인 여수산단 편들기 관행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으며 영취산의 진달래를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별다른 이견 없이 곧바로 표결에 들어갔고 만장일치로 반대 결의안은 통과됐다. 지난 4월 발생한 강원도 산불의 주범으로 밝혀진 송전탑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 등이 이번 표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의회는 영취산 일대 고압송전탑 건설반대 결의안을 국민권익위원회와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공사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전력이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추진하는 345㎸ 광양복합화력발전소∼신여수 T/L 건설사업인 고압송전선로 사업은 한국동서발전 호남화력본부 1·2호기의 폐지 결정에 따라 여수산단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높이 60m의 송전탑 28개가 영취산 북쪽 경사지를 따라 동서방향 10.8㎞ 구간을 통과하고 일부 고압선이 여수산단 공장부지위를 지나면서 위험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전은 애초 고압송전선을 해상관통선로 방식으로 검토했다가 계획을 지중화 방식으로 전면 수정했으나 이후 철탑 중심선로로 최종 변경해 산업자원부에 사업 신청을 했다.

주종섭 의원은 “여수국가산단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그 필요성은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시민의 건강권, 생명권, 재산권을 침해하는 고압송전탑 선로 건설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이어 “비용이 조금 더 든다는 이유로 고압송전탑을 건설하려고 하지만, 지중화할 수 있는 등 다른 대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동부취재본부/백충화 기자 choo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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