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전남도의회 ‘제 버릇 개 못 준다’

박지훈(중·서부취재본부 차장)

지난 10대에서 ‘외유 끝판왕’으로 악명을 떨친 전남도의회가 11대 들어서도 이 타이틀을 놓치지 않을 것 같다.

전남도의회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항일 호국정신을 계승하고 전남과 경북의 상생발전 및 소통을 위해 지난 4월17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경북 포항 등지에서 프로그램을 진행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양 의회간 소통과 상생을 위한 교류행사라고 하기에는 야유회 수준에 그친 아주 민망한 프로그램으로 넘쳤다. 특히 이번 행사는 세월호 추모기간 동안 열려 비판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유독 이번 연수회와 관련, 도민들의 비난은 저조했다. 도민과 언론에도 잘 알리지 않은 채 남몰래(?) 진행된 행사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몰래 할거면 들키지라도 말지’라며 비아냥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전남도의회-경북도의회’ 화합대회에서도 단체복 마련과 무대설치비 등의 명목으로 투입되는 예산만 수천만원에 달하면서 적절치 못한 예산낭비 지적도 일었다.

여기에 한 몫 더해 의회사무처 직원까지 해외로 떠났다. 미국 선진 지방의회 제도·운영 등을 벤치마킹해 의정지원과 운영에 우수사례를 접목하고, 미국의 자치분권 제도와 유권자 권익 신장에 대한 학습을 목적으로 한 연수지만 대부분의 일정이 관광에 맞춰져 있는 연수다. 이번 연수 총괄자인 A 의회사무처장의 경우 오는 7월 공로연수에 들어갈 예정에 있어 비판의 수위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근 전남도의회의 행보를 보고 있으면 ‘소통’과는 거리를 둔 듯하다. 전남발전을 위해 호흡이 절실한 ‘도의원-도의회 사무처’는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남도의회에 바란다. 잘 보이지 않는다고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라. 결국 피해는 애꿎은 도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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