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인력수급 불균형 대책마련 절실
김기태(전남도의원, 순천1)

올해도 광주·전남지역 건설 사업장은 인력수급에 따른 불균형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발적 이직자의 상당수는 건설업에 종사하는 임시·일용직으로 보통 매년 12월이 되면 건설업의 비자발적 이직자 수가 크게 늘어난다. 이런 관계로 소규모 사업장이나 건설사들은 올 1분기 내 많은 인력을 대거 채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으론 소규모 사업장이나 건설현장의 인력부족난이 반복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는 문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노동청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에도 건설·생산직종의 부족인원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규모별로는 300명 미만 사업체가 1만6천여 명의 인력이 부족해 전체의 96%에 달했다고 한다. 이렇듯 중소건설현장의 인력문제는 골머리라고 한다. 공사대금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인부들의 인건비는 오르고 숙련공은 부족해 입맛에 맞는 사람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이미 국내 건설현장의 노동인력 시장은 숙련공은 적고 고령화 층이 많으며 인건비는 계속해서 오르는 등 노동의 질은 저하되고 있다. 국내 젊은 층의 건설현장 외면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외국인 노동자들은 그 빈자리를 차지한지 오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내국인 숙련 건설기능인력은 7만6천여 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또한 대한건설협회가 최근 발간한 ‘2014년도 민간건설백서’에 보면 2014년 말 기준 40대 이상 건설기능인력 비중은 80.8%로 나타났다. 전체 취업자 중 40대 이상 비중이 62.3%인 것에 비하면 건설업 노령화가 전체 산업 평균 대비 20%p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우리사회 고령화 속도는 매우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일선 건설현장의 고령화는 공사 목적물의 품질저하는 물론이고 산업재해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를 무조건적으로 높일 수만도 없는 문제다. 대부분이 전문 기술력 보유 보다는 단순한 노동업무에 종사하고 있어 숙련된 기능 인력 부족에 대한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 중에는 불법 체류자가 많아 안정적으로 노동력을 제공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밖에 의사소통이 어려워 업무효율이 떨어지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임금 체불 등 불법사례가 증가하는 점도 업계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시 말해 외국인 노동자는 내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임금인 장점은 있지만 기술수준이 낮고 안정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노동인력이 필요한 일선 현장에서는 그러한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현장 설문조사를 근거로 2014년 말 기준 건설현장의 외국인 노동자 약 26만명 중 불법체류 외국인이 21만명으로 추정된다는 발표를 내놓기도 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건강보험 등에 가입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현장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아무튼 건설업의 생산방식은 노동의존도가 강한 구조이며, 생산요소인 노동력의 부족은 많은 문제를 야기 시킬 수밖에 없다. 건설업은 내국인 근로자들이 입직을 기피하는 업종인 만큼 외국인력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며, 도입된 외국인력의 활용도 제고를 위한 방안 모색은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외국인력 활용 방법은 고용허가제와 방문취업제로 운영되고 있다. 두 가지 모두 문제점을 안고 있다. 무엇보다 매우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건설업에서 외국인력 활용은 필요성에 비해 활발히 이용되고 있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경우 불법체류자가 많이 발생되고 있는데, 불법체류자는 신분상의 약점 등으로 저임금과 체불 등의 피해를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불법체류자가 많아지면서 내국인 근로자에게는 일자리 감소와 임금저하 등의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따라서 기존 외국인력 활용 요건을 완화하는 등 복잡한 절차에 대한 제도개선을 통해 늘어만 가는 불법체류자를 구조적으로 감소시켜야만 한다.

건설 산업의 근간이 유지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은 노동력의 안정적인 수급이다. 만성적인 내국인력 부족과 고령화로 건설업 경쟁력이 약해지지 않도록 건설현장 인력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한 발 빠른 대처가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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