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뛰는 사람들> 전남 목포
흔들리는 ‘민심’ 박지원 대항마 누구
손혜원 변수 ‘촉각’ 민주당 공천 놓고 5명 내외 거론
정의당 윤소하 부각…세대교체 적임자 놓고 치열 전망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내년 총선에서 ‘전남 정치 1번지’ 목포는 그 어느 지역보다도 뜨거운 선거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목포는‘정치9단’박지원 의원의 공고한 아성을 민주당 후보가 깨뜨리고 세대교체를 이룰지 주목되는 지역이다.

민주당 경선주자로 우기종 전 전남도정무부지사, 조요한 전 목포시의원, 김원이 서울시정무부시장, 배종호 세한대학교 초빙교수 등이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박지원 대항마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위원장인 우기종 전 전남도부지사와 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배종호 세한대학교 초빙교수의 공천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 된다. 누가 민주당 공천장을 거머줘, 고령에 예전 같지 않은 박 의원의 기세를 집요하게 공략할 것인지 관심사다.

민주당 공천 중 특징 하나가 신인 공천 심사 시 10%의 가산점이다. 즉, 현 우기종 시지역위원장은 선거출마 경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신인이 출마한다면 당내 경선에서부터 부담을 안고 시작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또한 탈당 경력이 있는 배종호 세한대 교수 등 이전 입지자들이 당내 경선에 참여한다면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따라서 지역정가 호사가의 입담에 오르내리고 있는 목포출신 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경우에 따라서는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다소 생소한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경쟁력이 얼마나 있을지가 변수다.

민주당은 조만간 특별당규 형식으로 내년 총선 공천에 적용할 기준을 정하고, 전 당원 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현재 민주당의 강력한 대항마가 없다는 여론 속에서 손혜원 의원 변수도 남아있다.

손 의원은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기 위해 뜻있는 후보가 있다면 언제든 유세차에 함께 타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상황에 따라 직접 또는 간접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인이 타의에 의해 물러난 경우는 많지만 자의로 정계를 떠난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손 의원의 직접 출마설은 목포 구도심 주민을 중심으로 한 우호적인 여론도 한 몫하고 있다. 가뜩이나 평화당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주민들 또한 손 의원을 옹호하고 있는 게 현지 분위기다. 목포 구도심 곳곳에 손 의원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리고 ‘손 의원이 출마하면 찍겠다’는 주민들도 늘어나면서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평화당은 목포에서 3차례 당선된 박지원 의원이 예전과는 크게 달라진 상황 속에서 수성을 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당의 저조한 지지율과 고령이어서 새 인물을 원하는 지역여론, 지방선거 패배로 인한 조직약화 등이 부담이다. 앞선 두 번의 목포시장 선거에서 자신이 민 후보가 낙마를 함에 따라 과거 예전의 박지원이 아니다는 말도 들린다. 여기에 ‘손혜원 리스크’까지 보태졌다.

하지만 박지원 의원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비례대표를 포함해서 4선 국회의원이다. 지난 3번의 목포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승했다. 지역구 첫 출마인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DJ의 적자임을 자처하며 민주당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 53.58%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후 2012년 19대 총선은 민주통합당으로 옮겨 71.17%를 득표하며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당시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으로 출마해 8명의 후보가 경합한 백가쟁명의 상황에서도 56.38%를 얻으며 목포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대통령과 여당에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박 의원이 지역구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가뜩이나 평화당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주민들 또한 손 의원을 옹호하고 있는 만큼 박 의원에게는 어찌됐든 불리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근대문화사업지구 투기 의혹으로 목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자연스레 터줏대감인 박 의원이 언제까지 목포에서 금배지를 지켜낼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손혜원 의원과 박지원 의원 간 설전으로 총선 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비난전의 최종 승자는 내년 총선 때 지역민들의 표심의 향배에 의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윤소하 국회의원(비례)이 부각되고 있다. 목포대를 나와 목포에서 30여 년간 시민운동가로 활동한 강점을 살리면서 원내대표 활동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윤 의원은 목포를 위해 예산 확보에 주력해 왔다. 그는 목포·영암· 해남을 산업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대양산단 수산식품수출단지 2천억원 예산 확보, 해양경찰서 서해 경비청 목포 유치에 따른 예산 확보, 목포수협 북항 이전에 따른 오폐수처리 시설 예산 확보 등이다. 대형 사업 외에도 생활 민원 예산도 확보함으로써 시민에게 다가가는 국회의원상을 새롭게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광신아파트 도로확장과 지역복지비 확충, 미항초등학교 소음방지 방음벽 설치비 등 예산은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목포는 적산 가옥이나 근대 건축물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일제 치하인 1935년, 목포가 3대항 7대도시로의 승격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한 가요제가 열렸다. 이때 이난영이 불러 히트한 ‘목포의 눈물’이 탄생한다. 이 대중가요는 전두환 정권 하에서부터 광주를 본거지로 한 해태구단의 경기가 열릴 때면 으레 호남민의 한과 울분을 삭이는 노래로 애창됐다.

당시 목포는 부산·인천과 인구가 비슷한 항구였다. 그러다가 침체일로를 걸은 뒤 김대중 정부때 전남도청이 목포 남악 신도시로 이전하면서 활기를 찾는 듯 싶었으나 이제 목포는 그야말로 더디게 발전하고 있다.

이에 유권자들은 쇠락하고 있는 목포를 다시 활력있는 도시로 만들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자에게 ‘한 표’를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중·서부취재본부/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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