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뛰는 사람들> 전남 해남·완도·진도
윤영일 수성 맞서 민주당 ‘탈환’ 총력전 예고
신우철 완도 군수 출마 저울질 ‘최대 변수’
소지역주의 표출 극심…해남 표심 향배 주목

해남·완도·진도 지역구의 관전포인트는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해남 민심의 향배다. 소지역주의가 표출되면서 승패가 갈린 선거구가 바로 해남·완도·진도 지역구기 때문이다. 선거인수 기준으로 보면 물론 해남이 중심이다. 지금까지는 총선에서 완도는 ‘결집’하는 모양새였고, 해남은 ‘각자도생’이 뚜렷했다.

지난 18대 선거에서 김영록 의원(현 전남도지사)은 완도에서 71.61%라는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완도지역의 표 결집은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당시 김 의원은 해남출신의 통합민주당 민화식 후보와 대결을 벌였다. 해남지역의 지지는 민 후보가 57.01%의 지지율로, 김영록 의원의 36.37%를 앞섰다.

19대 총선에서도 소지역주의가 표출됐다. 민주통합당 후보로 나섰던 김영록 의원은 완도에서 역시 73.71%라는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완도출신의 이영호 전 의원이 18.32%의 지지를 받은 것을 고려하면 완도는 지역출신 인사에 ‘몰표’를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전남 해남·완도·진도 선거구는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이른바 안풍(안철수 바람)을 타고 정치 신인인 윤영일 전 감사원 국장이 당선됐다. 당시 옛 국민의당 간판을 달고 출마한 윤 후보는 54.38%를 득표하며 3선에 도전하던 김영록 민주당 후보를 13%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해남·완도·진도 선거구에서 펼쳐질 내년 총선은 현역인 윤 의원의 수성이냐, 아니면 민주당 후보의 재탈환이냐가 관전 포인트다. 이에 윤 의원에 맞설 민주당 후보군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에는 김영록 후보가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전남도지사에 당선되면서 일단 윤 의원과 김 지사의 내년 총선 재대결은 무산됐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후보로는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재갑 전 해군 군수사령관의 출마가 유력하다. 윤 전 사령관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해남군수 후보 민주당 경선에 나섰다가 패배했지만 절치부심 끝에 지난해 7월 지역위원장에 선정됐다. 또,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완도 출신의 이영호 전 의원도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윤재갑 지역위원장은 2차선 선형개선사업으로 진행 중인 강진-해남간 도로를 4차선으로 복원시켜 줄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등 지역의 현안을 풀기 위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민주평화당에서는 윤영일 현 의원의 재도전이 유력하다. 윤 의원은 당내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으며 활발한 의정활동으로 지역민에게 어필하고 있다. 여기에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고흥과 함께 유일한 당 소속 기초단체장인 명현관 해남군수가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영일 의원은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자신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최근 윤 의원은 해남·완도·진도를 위해 행안부 특교세·교육부 특교금 총 51억 확보 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27억원은 ▲해남군 문내면 선두리 우수관로 보수보강 사업비 6억원 ▲해남읍 천변교 보도1·2교 개축공사 2억원 ▲완도군 관광정보센터 리모델링 사업 7억원 ▲소안면 구도 급경사지 위험구간 보수보강 사업비 3억원 ▲약산면 구성리 마을안길 위험구간 정비사업 2억원 ▲진도읍 쉬미항 접안시설 정비사업 7억원이다.

교육부 특별교부금 24억원은 ▲보길동초등학교 특별교실 증·개축 9억 700만원 ▲노화중앙초등학교 급식실 및 특별교실 증축 4억 3천900만원 ▲진도초등학교 다목적강당 및 급식실 개축 부족분 10억 5천400만원이다.

윤영일 의원은 “이번 특교세 확보로 재해위험시설 정비와 군민들의 안전, 생활인프라 확충 등 지역 현안사업들이 시급히 해결되고,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자라나는 아이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앞으로도 당면한 지역 현안들을 빠짐없이 챙기면서 국비 및 특별교부금이 더 많이 확보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소속으로는 윤광국 전 한국감정원 호남지역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해남 삼산 저산리 출생으로 광주 대동고를 나와 전남대학교,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도시지방행정전공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감정원을 27년 근무하는 동안 한국감정원 노동조합 총무부장 및 감사, 부동산평가처장, 공적평가처장, 기획조정실장, 호남본부장을 역임했다.

신우철 완도군수의 도전도 변수로 남아있다. 신 군수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군수 선거에 3번 나서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신 군수는 탄탄한 조직을 갖고 있는 완도와 진도 부군수를 지내기도 했다. 만약 신 군수가 민주당 경선에 나선다면 윤재갑 지역위원장과의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신 군수는 현재 현직 기초단체장 신분임을 내세우며 총선 출마여부에 대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해남·완도·진도 지역구 역시 민주당과 평화당 간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윤영일 의원은 현직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평화당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심이 초반보다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호남 세력이 결집해 견제 세력을 만든다면 지난 총선에서의 바람이 다시 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탄생의 1등 공신인 광주·전남에서는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60%대로 비교적 탄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해남·완도·진도는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의 최남단이며, 농수산지역으로 지금까지 최소한의 개발마저 소외받은 지역이다. 이에 행정과 예산의 맥을 아는 국회의원으로서 국가발전과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힘있는 일꾼을 뽑기 위한 유권자들의 표심은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완도군의 경우 변환소와 송전탑 건설, 해상풍력발전과 돈사건립은 건강의 섬 완도브랜드 가치 하락을 바로잡을 일군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외적 변수로 정치권에서 논의중인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 제도가 도입에 따른 선거구 개편이 이뤄지면 해남·완도·진도 선거구가 변경되고 인근 지역구로 분산 편입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초미의 관심사다. 이 경우 완도를 ‘고흥·보성·장흥·강진’에, 진도는 목포에, 해남을 ‘영암·무안·신안’에 포함시키는 안도 거론되고 있어 선거구 개편에 따라 내년 총선 구도는 안갯속 정국으로 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거구가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변경되면 현역이나 정치신인 모두 예상치 못한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인지도가 있는 현역의원은 다행이지만, 신인에게는 크게 불리한 구조다.

이에 출마 예정자들은 선거제 개편안의 국회 통과 여부와 이에 따른 선거구 획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선거구도가 개편되면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며 “인물론과 해남 민심의 향배가 판세를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중·서부취재본부/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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