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이대로 괜찮나?
김홍주(호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괄도네넴띤 머란! 읶메뜨 가격 따괴 상뚬 총 출동!

어떤 사람들에게는 괴상한 단어들의 나열이지만, SNS에서 유행중인 표기법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큰 어려움 없이 ‘팔도 비빔면 대란! 위메프 가격 파괴 상품 총 출동!’으로 읽었을 것이다. SNS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해괴한 마케팅에 대해 의문이 들겠지만, 실제로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35주년을 맞이해 특별 출시된 괄도네넴띤은 없어서 못 파는 ‘인싸템(인기인들이 쓰는 유행아이템)’이 되었고 이러한 한글파괴 마케팅은 하루 종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소비자들의 눈길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 개인 간의 소통창구였던 SNS가 이제 사회 전반에 그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의 반증인 셈이다.

소비자들은 몇 년 전만해도 맛집, 여행지 등을 검색할 때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정보를 수집했고, 당시 인스타그램(이하 인스타)은 여행 후 다녀온 후기나 일상사진을 공유하던 초기 SNS 기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블로그의 홍보글, 스폰을 받아 작성해 정확하지 않은 자료들이 넘쳐 났고, 점점 소비자들은 포털 사이트가 아닌 개인이 직접 다녀와서 ‘인증’한 사진과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인스타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인스타갬성’ 즉, 인스타에 올렸을 때 예쁘고 분위기 좋은 카페나 맛집들을 찾아다니며 소비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으며, 이를 타깃으로 하는 카페나 맛집들이 유행처럼 생겨났다. SNS를 통해 소통하는 사람들이 소비 및 창업트렌드를 형성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SNS의 양방향적 소통방식을 적극 활용한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의 등장도 눈여겨 볼만 하다. 먹방, 게임, 뷰티, 심지어 수면까지도 콘텐츠로써 방영하는 등 기존 매스미디어 매체들이 가진 틈새를 공략하고 다원화된 사회 각층의 욕구를 충족시켜 다양한 콘텐츠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SNS의 다양해진 활용방법과 그 콘텐츠들이 언제나 각광받는 것만은 아니다. SNS 사용자들은 SNS 비사용자들을 ‘문찐(문화찐따)으로 칭하며 또래집단의 아웃사이더로 취급하고, SNS를 안하는 사람들은 SNS를 ‘시간낭비서비스’로 정의하는 등 새로운 갈등 양상이 포착되고 있다. 식당에서 음식이 나왔는데 연인이 사진을 찍는 새 음식이 식어버렸다거나 사진을 찍기 전 연인이 음식에 손을 대 모양이 망가져 기분이 상했다는 이야기는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거나 겪어봤을 것이다. 이전에는 분명히 존재하지 않았던 갈등이며, 이는 SNS가 만든 신 풍속도다.

우리는 SNS를 통해 누구나 언제든 정보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했지만, 의식수준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있다. 비대해진 SNS는 새로운 즐거움과 자유로운 정보교환의 장이 되었지만 동시에 이를 사용하는 현대인의 미숙한 의식수준은 자극적인 개인방송의 남발, 가짜뉴스의 빠른 확산 등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수많은 정보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판단력이 필요하다. 또한 SNS의 기능이 단순 다이어리에서 발전하여 경제의 한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진 만큼 SNS에서 개인이 하는 말의 무게 또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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