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기독병원 5·18 기념 현장 가보니

‘금희의 오월’ 39년간 지워지지 않는 광주의 눈물

전남여상 후배들, 박금희 열사 정신 이어 헌혈 동참

사진전도 진행…시민들 “5·18 진실 규명 이뤄져야”
5·18 당시 의료활동 사진…그날을 되새기다
광주기독병원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31일까지 광주기독병원 제중홀에서 5·18 당시 의료진들의 활동이 담긴 ‘빚진자들’이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광주기독병원 제중홀에서 최용수 병원장과 김병내 남구청장 등 참석자들이 ‘빚진자들’ 사진전 테이프커팅식을 하고 있는 모습.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박금희 선배님의 희생 정신,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39주년을 일주일가량 앞둔 지난 10일 광주기독병원에는 교복 차림 여고생들의 헌혈 행렬이 이어졌다. 기독병원은 5·18 항쟁 당시 부상을 입은 시민들이 치료받은 곳으로 살아 숨쉬는 역사현장으로도 불린다.

이날 광주기독병원에는 계엄군 총상으로 숨진 여고생 박금희(당시 17세)양의 고교 후배들인 전남여상 3학년 70여명이 팔을 걷어 붙였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박금희양은 계엄군의 집단발포가 있었던 5월 21일 헌혈을 하기 위해 광주기독병원을 찾았다가 귀가하던 중 계엄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병원을 나선지 채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시신이 되어 돌아온 박 열사를 마주한 병원 직원들과 부상자, 헌헐대기 시민들 모두는 충격과 안타까움으로 주저앉아 통곡했다.

당시 춘태여자상업고등학교(현 전남여자상업고등학교) 3학년 이었던 박 열사의 숭고하고 아름다운 생명 나눔 정신은 그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애틋한 마음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이를 기리고자 박금희양의 고교 후배들은 항쟁 39주년에 그날의 상황을 재연한 캠페인에 가장 먼저 참여했다.

전남여상 3학년 학생들은 “당시 광주시민들을 위해 헌혈에 동참한 선배님의 희생정신과 넋을 기린다”며 “그 정신을 이어 받고자 동참했다. 선배님의 희생정신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0일 광주기독병원에서 5·18 당시 계엄군 총탄에 숨진 박금희(당시 17세) 양의 고교 후배들이 헌혈하고 있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또한 광주기독병원 제중홀에는 5·18 당시 부상자들을 돌봤던 의료진들의 활약상이 담긴 사진전이 열렸다. 사진에는 피를 흘리고 있는 시민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의 사진, 숨져가는 시민에게 생명을 나누고자 광주기독병원을 찾았던 수많은 광주시민들의 헌혈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전시된 사진들을 본 일부 시민들은 당시 참담한 상황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지난 10일 광주기독병원 제중홀에서 열린 5·18당시 의료진들의 활약상이 담긴 사진전을 한 시민이 지켜보고 있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사진전을 관람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최한솔(42)씨는 “계엄군에 의해 부상당한 무고한 시민들을 바라보니 가슴이 아프다”며 “반드시 그날의 진실이 규명되고 발포명령 등 책임자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기독병원은 오는 31일까지 제중역사관에서 5·18의료활동이 담긴 사진전을 갖는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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