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상’ 자연재해 선제적 대응 필요
김병삼 전남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 농업연구사

최근 기후 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서 전남지역의 아열대 기후 진입을 전망하는 매스컴 기사가 자주 오르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과수의 재배적지와 한계지역이 점차 상승하고 있고 이에 따라 난지과수의 재배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서리피해, 동해, 우박피해 등의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돼 과수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서리피해는 개화시기가 빠른 과수에서 자주 발생되는데 매실, 자두, 복숭아, 배 등이 대표적인 과종이다. 이중 가장 빈번하게 발생되는 과종은 전남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점유하고 있는 배로서 일부지역에서는 매년 발생되고 있다. 배의 개화시기는 품종별로도 많은 차이를 보이는데 같은 품종이라도 따뜻한 지역일수록 빠르며, ‘신고’ 품종이 다른 품종에 비해 1~2일 빨라서 저온피해에 취약하다. 특히 지대가 낮은 지역에 위치한 과원이 냉기가 정체되어 피해가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전남 배 재배면적 중 10% 이상이 이런 피해에 노출돼 있다.

동해는 전남 고흥지역의 특화과수인 유자에서 2017~2018년 겨울의 한파와 가뭄으로 인해 많은 피해가 발생됐다. 유자는 전남 농산물 수출의 주력작목인데, 동해로 인해 낙엽과 가지고사, 수량감소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되었다. 동해에 의한 굵은 가지의 피해를 감안하면 그 영향은 2~3년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박피해는 2017년 5월 담양, 화순, 곡성, 순천 지역에서 발생되었는데 매실, 복숭아, 참다래 등 농작물 1천891㏊에서 피해가 발생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순천 월등지역의 수확을 앞둔 매실은 열매가 낙과됐고, 봉지씌우기를 마친 복숭아는 열매의 상처로 수확을 포기한 농가가 속출했다. 이러한 기상재해를 줄이기 위해 전남농업기술원에서는 기후변화 및 이상기상 대응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피해경감 방법을 구명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배의 서리피해는 품종과 지역별로 차이가 심하므로 매년 피해가 발생되는 과원은 ‘신고’ 품종보다 개화가 늦은 ‘만풍’, ‘원황’, ‘추황’ 등의 품종으로 갱신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에 따라 발생 정도가 다르므로 냉기가 정체되는 분지 지역이나 저지대의 피해발생이 잦은 지역에서는 신규 조성을 자제하고 기존 과원도 피해가 적은 작목으로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유자의 동해피해는 10여년 주기로 반복되고 있어 사전 대책이 필요하다. 과수연구소에서 지금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동해피해는 낮은 온도에 의해 발생되지만 상록과수의 특성상 건조한 기상조건에서는 잎이 수분을 유지하지 못해 피해가 심해지므로 관정의 확보와 관수시설을 설치해 건조한 날씨가 지속될 경우 주기적인 관수가 필요하다. 또한 전년도 과다착과나 병해충 피해로 인해 수세가 저하될 경우 피해가 크므로 적정 착과량을 유지하고 철저한 방제가 필요하다. 우박피해는 사전대책이 어려우므로 사후 피해회복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은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재해보험 가입이 필수적이나 일부 농업인은 피해에 비해 보상이 적거나 재해가 발생되는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가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재해보험은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지만 과종별로 보상비율의 차이가 심하며, 재해 종류별로 당해연도에 피해를 주는 서리, 냉해피해 등이 있으며, 다년간 지속적인 피해가 발생되는 우박, 동해피해 등으로 구분된다. 이런 피해유형에 따라 재해 종류별로 보상이 달라져야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농업기술원에서는 과수에서 기상재해가 발생되었을 때 과종별 피해양상을 구명하여 빠른 회복방법을 연구 중이며 피해지속 정도에 따라 보상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되고 있다. 과종별 피해경감 기술이 확립되고 피해양상에 따라 보험지급 방법이 개선된다면 과수농가는 안정적으로 농사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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