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시민 볼모로 하는 버스파업 ‘이젠 그만’

심진석(남도일보 사회부 기자)
 

“아이구 또 파업이구만” 오는 15일로 예정된 시내버스 노조 총 파업을 두고 한 광주 시민이 터뜨린 분노의 한마디다.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가 또 다시 멈춰설 위기에 서 있다. 버스노조는 지난 8일 파업 참여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해 전체 조합원 1천444명 가운데 찬성 1천102표(반대 50표·무효 2표), 찬성률 95.5%로 가결했다. 비록 한차례 더 노사간 조정회의를 거칠 예정이지만 입장차가 커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내버스 노조의 집단행동은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52시간 근무제가 단초가 됐다. 만약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면 근로시간이 주당 10시간 가량 줄고, 이에 따른 임금도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100여만원 가까이 줄어든다는 우려가 기사들 사이에서 팽배해서다. 버스노조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임금 10.9% 인상안을 사측에 제시한 상태다.

사측은 현재 난색을 표한 상황. 매년 회사들마다 수십억원의 적자가 발생, 그나마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으로 시로부터 지원(지난해 기준 639억원)을 받아 회사를 운영하는데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인상분까지 반영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양측이 서로 입장차만 보인 채 핑퐁게임을 하는 동안 정작 불안과 불편을 겪어야 하는 시민들을 위한 배려는 전혀 없다는 점이다.

버스노조는 이번 사태에 앞서 매년 임금인상 등 분쟁이 생길때마다 시민을 볼모로 하는 파업을 무기처럼 사용해 왔다. 2017년에는 2.45%, 2018년 3.8%의 임금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올렸다. 임금은 해마다 올려받는데도 연평균 1천여건에 달하는 시민들의 시내버스 불편 민원에 대한 개선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하긴 시민불편을 생각했다면 애당초 총파업을 운운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평소에는 시민들을 그저 단순 돈 벌이용 정도로 취급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선 볼모로 사용하는 이런 비 신사적 행위에 광주시민들의 실망은 이만저만 아니다.

버스가 존재하는 이유는 시민들이다. 시민들이 외면한다면 버스의 존재가치도 사라지는 셈이다. 시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더이상 시민을 이용하려고 들어선 안된다. 성난 민심이 태풍이 돼 되돌아 올 수 있다. 이유야 어떻든 자신들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길 바랄 뿐이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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