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의 승승장구를 응원한다
김경호 <광주광역시 체육진흥과장>

광주의 무패질주! 올 시즌 광주FC는 지는 법을 잊었다. 선제골이 터져 일방적인 경기로 승점을 쌓는가 하면, 열세에 놓인 상황에서도 이를 뒤집거나 비기는 경기를 해 지난 3월 3일 개막전 이후 6승 5무로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 지금의 기세로라면 시즌 1위를 달성, 자동 승격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된다.

시즌 전 미디어데이(Media Day)만 해도 대부분의 팀들은 부산을 우승후보로 꼽았다.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받는 기업구단인데다 최근 2년 연속 승격 턱밑까지 올라설 정도로 완벽한 조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잣집 아들만 공부를 잘하란 법은 없다. 지난 시즌 강등의 아픔을 겪은 광주는 조직력 강화에 많은 힘을 쏟았다. 박진섭 감독은 동계훈련에 앞서 정다훤, 이진형, 박정수 등의 베테랑과 유스출신 5인방을 콜업시키는 등 광주만의 팀 컬러를 맞춰나갔다.

올 시즌 광주 무패행진의 가장 큰 원동력은 간절함이다. 광주FC의 숙원이었던 축구전용구장과 선수단 숙소가 올해 말 준공된다. 창단 10주년을 맞는 2020년, 그리고 전용구장에서의 첫 경기는 K리그1에서 뛰고자 하는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상당하다. 두 달 넘게 1위를 지키고 있는 광주는 서로가 서로에게 큰 힘을 불어넣는다. 특히 베테랑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은 많은 소통으로 딱딱한 선후배 사이가 아닌 한 가족처럼 지내며 ‘원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돌아보면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축구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특히, 한국 축구의 최전성기였던 2002년 한?일 월드컵은 붉은악마를 필두로 전국에 거리응원 물결이 넘쳤고, 히딩크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파죽지세로 4강까지 진출했었다. 이때의 강렬한 기억은 2016~17년 ‘이게 나라냐? 적폐청산’을 외치며 거리에 섰던 수백, 수천만의 촛불집회를 보며 월드컵 거리응원의 뜨거운 열기가 떠올랐던건 필자만의 생각일까?

광주는 4강 진출을 위한 준비된 도시였고, 국민들의 전폭적인 응원열기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8강전에서 스페인을 누르고 4강 진출을 이뤘던 도시로 시민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월드컵 출전 역사를 보면 1954년 스위스월드컵 출전을 시작으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10회에 이르고, 출전횟수만으로 아시아 1위, 세계 6위로 국민들의 자부심이 되고 있으며 절대적인 응원을 받고 있다.

국가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프로축구의 활성화는 필수불가결한 전제이다. 팬이 없는 프로스포츠는 설자리를 잃게 되고, 나아가 대표팀의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축구강국과 대결해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경기력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축구대표팀이길 기원한다. 지난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독일전이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F조 예선 2패로 탈락이 거의 확정된 상황에서도 당시 FIFA랭킹 1위인 ‘전차군단’ 독일을 물리쳤을 때는 마치 16강에 진출한 것과 같은 환호를 불러 일으켰다. 이는 독일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대표팀의 경기력과 국민들의 절대적인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K리그 상황은 어떠한가? 무패행진중인 광주FC 홈경기 유료관중수는 2천명을 겨우 유지하는 수준이다. 2002년의 감동을 되살리고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구단이 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광주시민프로축구단에 응원을 보내줘 내년에는 1부리그에서 종횡무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향상된 경기력을 보고 싶다면 광주FC 홈경기에 한번이라도 더 찾아주는 시민들의 응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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