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 개방 첫날…시민 추모 물결

광주·전남 학생·시민 등 2천여명 줄이어

“5·18최후 항쟁지서 역사적 의미 되새겨”

‘1980년 5월21일 도청에서 울려퍼진 애국가’
14일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본관 등 5개동이 전면 개방된 가운데 시민들이 5·18민주평화기념관 제1관(옛 전남경찰청) 내부에 설치된 ‘21일 13시0분의 애국가’의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교과서가 아닌 역사적인 장소에서 직접 보고·듣고·체험하고 나니 5·18에 대해 잊을 수 없는 교육이 된것 같아요”

5·18민주화운동 39주년을 앞두고 80년 당시 최후항쟁지였던 옛 도청이 개방해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개관 첫날인 14일 옛 전남도청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2천여명(주최측 임시추산)으로 특히 광주·전남 일선 학교에서 5·18기념주간을 맞아 옛도청을 방문해 역사적 현장을 몸으로 학습했다.

첫 방문객은 광주 중앙초등학교 민주인권평화동아리 30여명의 학생들이었다. 고학년(3~6학년)으로 구성된 이들은 한껏 상기된 얼굴로 옛 전남도청 본관과 경찰국·민원실·회의실 등 곳곳을 둘러봤다.

관람을 마치고 나온 광주 중앙초 김태린(6년)양은 “한짝밖에 남지 않은 여러 종류의 운동화들이 모여있는 장소를 지나가면서 당시의 급박함이 되려 밀려왔다”며 “인상 깊었던 오늘 현장학습을 바탕으로 518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 함평초등학교 70여명 학생들도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방문에 앞서 이 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송현민(28) 함평초 교사는 “앞으로 학생들이 5·18에 대해 배울 때 오늘 보고 느꼈던 것들을 기억하고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날 옛 전남도청엔 학생들 뿐 아니라 지난날을 회상하며 옛도청을 둘러보는 이들도 있었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교단 평양로회 임원들이다. 목사·장로 기도회에 참석차 광주를 방문한 이들은 옛도청개방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강재식 서울광현교회 목사는 “80년 당시 대학생으로 서울역회군 등 학생운동에 참여했었다”며 “하지만 당시엔 언론통제로 인해 광주에서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 일정을 최소하고 다른 장로님들에게 역사적 장소를 직접 보여드리기 위해 방문했다”며 “당시 5·18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매년 5월만 되면 종교인을 넘어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기도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5·18 39주년을 맞아 오는 8월 18일까지 옛 전남도청 본관 등을 개방한다. 특히 한달여간 개방했던 기존과 달리 올핸 7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기간 광주를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오월 광주정신을 알리기 위해 개방기간을 3개월로 늘리고, 오월행사와 방문객이 집중되는 17~19일은 밤 9시까지 야간개방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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