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거시 과제 장단점 분석·선택과 집중 필요”
대회 성공 개최가 답…도시 이미지 제고·경제효과 등 무형 유산 창출
수영진흥센터·스포츠기념관에 ‘초점’…타 지역 사례 비교·보완해야
“북한 참가로 평창올림픽의 감동 잇자”…‘평화’ 레거시 재현 기대감도

■연합 기획취재-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성공요인, 레거시에서 찾다

<7>광주수영대회 개최 이후 사후활용 과제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올림픽박물관 내부

올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최되는 국제 스포츠대회이자 세계 5대 스포츠 빅 이벤트로 평가받고 있는 광주세계수영대회가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대회 성공 개최가 선행돼야 한다. 전 세계인에게 잊을 수 없는 역사적 대회로 기억된다면 도시 이미지 제고와 관광 활성화 등 무형 레거시(legacy·유산)는 자연스레 뒤따라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수영대회 폐막 이후 곧바로 레거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선 광주시가 용역을 통해 발굴했던 9개 레거시 과제의 구체적 실현 방안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타 도시의 장단점을 분석해 적극 참고해야 한다.

광주시가 발굴한 9개의 레거시는 광주수영진흥센터 건립, 수영 네트워크 구축, 수영선수권대회 교육자료 개발, 무등배마스터즈수영대회(가칭) 창설, 무등배수영선수권대회(가칭) 창설, 수리달이 야외수영장 건립, 엘리트수영선수육성생태계 조성, 광주국제스포츠대회 기념관 건립, 수영대회타임캡슐공원 조성 등이다.

특히 광주시는 대회를 치르고 난 이후 ‘낭비성’ 행사라는 비판을 넘어서 합리적인 레거시를 남기기 위해 사업 보완 및 조정, 예산 확보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구 사례 분석…수영진흥센터·스포츠기념관 ‘주목’=광주시는 2002년 한일월드컵,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 국제스포츠 대회를 치러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남긴 유산을 결합해 레거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충분하다.

광주와 달빛동맹을 맺고 있는 대구시 역시 2002년 월드컵,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을 치러내며 유형 레거시를 창출해냈다.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를 통해 대구시 수성구 삼덕동에 대구스타디움, 시민생활스포츠센터, 육상진흥센터 등 스포츠시설을 집적화해 놓은 게 대표적이다.

특히 세계육상대회를 개최하고 남긴 유형 레거시 ‘대구육상진흥센터’와 국내 유일 종합 스포츠 전시관인 ‘대구스포츠기념관’은 주목할 만하다.

광주시도 ‘광주수영진흥센터’와 ‘광주국제스포츠대회 기념관’ 건립을 레거시 사업에 포함시켜 놨기 때문이다.

광주시가 대구의 사례를 교훈 삼아 장점은 적극 수용하되, 아쉬운 부분은 보완하는 전략으로 광주수영진흥센터와 스포츠기념관의 미래를 설계·구축해야 한다. 또 국비 확보를 위해 건립 당위성 논리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구의 경우 육상진흥센터 건립으로 대한육상연맹, 대구시교육청 등과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했고 국내 유일 실내 육상경기장 덕택에 국내 초·중·고 엘리트 육상선수들과 육상 국가대표 선수, 국가대표 상비군 등의 동·하계 전지훈련 장소로 이용된다. 또 꾸준한 육상 붐 조성으로 육상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증가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반면 육상 인구 저조 등 현실적 한계 탓에 대구육상진흥센터가 본연의 목적보다 시민 복합 스포츠,문화 행사 등에도 이용된다는 점은 광주시 역시 수영진흥센터 건립에 앞서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다. 전문 수영선수 인력이 전무한 광주에서 수영진흥센터를 건립했을 때 시민들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할 지, 선수들을 위한 장소로 만들 지 결정해야 된다는 말이다.

대구스포츠기념관 역시 광주가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대구스포츠기념관은 대구에서 개최한 월드컵, U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스포츠 개최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영상물, 유니폼과 기념품, 풋프린팅, 상징조형물 등이 비치돼 있어 관객들에게 관심을 유발한다.

또 대구시의 비전과 스포츠의 만남을 주제로 대구의 역사와 이야기를 홀로그램 등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냈다. 무엇보다 배구체험게임,100M기록측정기 등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눈여겨볼 만 하다.

광주 역시 U대회와 월드컵 등을 치른 만큼 수영대회를 성공 개최한 뒤 스포츠대회를 집적화한 기념관을 만든다면 광주의 자랑스러운 스포츠 역사를 알리는 또 하나의 장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광주는 대구보다 더 성공적인 레거시를 창출하기 위해선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올림픽박물관처럼 도시의 대표 명소가 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이 수반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스포츠기념관 내부.

◇대회 성공 개최가 답…도시 이미지 제고 등 무형 레거시 창출=헝가리 부다페스트는 대회 개최 이후 주 경기장인 두나 아레나(Duna arena)라는 대표적 유형 레거시를 창출했고 그 결과 수영인구 저변 확대라는 무형 레거시가 자연스레 따라왔다. 특히 헝가리는 도시 이미지 제고를 통해 관광산업 및 경제 활성화를 이뤄냈다.

고풍스러운 외관의 국회의사당 앞 도나우 강변에서 열린 하이다이빙은 TV로 경기를 시청한 전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헝가리의 매력을 알리기 충분했다. 대회 개최 한 번으로 쉽게 얻을 수 없는 무형 레거시를 창출해 낸 것이다.

1994년, 2009년 수영대회를 2차례 개최한 스포츠 강국 이탈리아는 수영 인구 저변 확대를 통한 클럽·동호인들의 활성화라는 무형 레거시를 갖고 있다.

무형 레거시 창출에서 주목할 점은 대회 성공 개최와 참가자 만족이 수반돼 가능했다는 점이다.

FINA 관계자는 “개최국과 조직위는 선수, 코치, 임원, 관중, 미디어, VIP, 후원사 및 파트너 등 모든 이들에게 최적의 조건을 제공해야 한다”라며 “모든 작업이 훌륭하게 수행된다면 레거시는 보장된다”고 말했다.

또 “성공적으로 FINA 대회를 개최한다면 여타 스포츠 대회를 유치 및 개최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열릴 수 있다”며 “대회 개최 경기장은 가장 중요한 물질적 유산이 될 것이며 우리 스타들의 모범은 청소년을 위한 추가 개발 도구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광주 역시 대회 성공 개최를 이뤄낸다면 관광과 경제 활성화, 인지도 제고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코넬 마르쿨레스쿠 사무총장은 “한국은 매혹적 목적지이며 광주는 모든 참가자들에게 한국의 정신, 아름다움 및 환대를 나타내서 이 독특한 행사에 대한 기억을 간직,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육상진흥센터 내 실내육상 경기장

◇남북단일팀·북한 참여로 평화 레거시 ‘기대’

수영대회를 코 앞에 둔 시점에서 광주시와 조직위가 간절히 바라는 부분 중 하나는 북한 참가를 통한 수구 남북단일팀 성사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남북단일팀 구성을 이끌어내면서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적 자산을 남겨 올림픽 정신에 입각한 평화올림픽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 2월15일 스위스 로잔 IOC본부에서 열린 남북 체육상회의에서 이용섭 시장의 친서를 북한 체육상에게 전달하는 등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 예술단을 초청했으나 현재까지 답이 없는 상태다. 북미 관계 등이 얽혀 예측할 수 없는 남북관계 탓에 수영대회 참가 여부는 엔트리 마감 직전까지도 알 수 없다.

수영대회 조직위는 마스터즈 대회 엔트리 마감 등록일 6월 24일까지 북한의 참가 확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이번 수영대회의 슬로건 ‘DIVE INTO PEACE(평화의 물결속으로)’의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실제 북한선수단의 참여로 ‘평화’라는 무형적 자산이 남겨지길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국제수영연맹(FINA)과 스포츠 강국 이탈리아의 수영연맹에서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한의 참여로 빅 이벤트가 성사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북한 참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초조하지만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며 “남북단일팀과 응원단 초청 등이 성사되면 평창올림픽의 감동을 잇는 국제대회로 거듭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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