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면적 줄었지만 양파 등 ‘풍년’으로 과잉생산 원인

채솟값 폭락…전남 농민 수확포기 속출
재배면적 줄었지만 양파 등 ‘풍년’으로 과잉생산 원인
“생산비 보장·산지폐기 면적 확대” 촉구…수급조절 절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이 지난 18일 무안군의 양파 재배단지를 찾아 작황호조에 따른 생산량 증대로 산지폐기를 추진 중인 양파농가 민생탐방 행사를 실시했다.

전남지역 곳곳에서 재배되는 채소 값 폭락이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대파와 배추에 이어 양파까지 밭째로 갈아엎고 있는 상태다. 농민들은 농작물을 생산하는 것보다 폐기가 나은 현실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이에 농산물 가격 하락에 신음하던 생산자와 산지유통인들도 채소 가격 안정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서는 등 농가 보호를 위한 정부의 수급 조절 정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20일 전남도와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마늘 재배면적은 2만7천689㏊로 지난해보다 2% 줄었다. 양파 재배면적도 2만1천756㏊로 전년 대비 18%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겨울부터 기상 호조가 이어지고, 병충해 발생 면적이 크게 줄면서 양파는 12~15%, 마늘은 19~22%까지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생산량 조절을 위해 마늘·양파 재배면적을 줄였지만 최상의 생육환경이 이어지면서 생산 과잉으로 가격 폭락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 가락시장에서 5월 들어 배추 10㎏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3천원 초반대로 작년과 평년 5월 초 평균 도매가격인 5천원 중후반대보다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정한 수급매뉴얼 상 하락심각 단계인 3천783원보다도 낮은 금액이다. 배추뿐만 아니라 무, 양파, 대파 등의 가격도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양파 1㎏ 상품의 연평균 가격은 2016년 1천101원에서 2017년 1천234원으로 올랐다가 2018년 819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올해 가격은 654원으로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다.

양파 가격 폭락은 전국 재배면적의 39%를 차지하는 전남지역 농가의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 최대 주산지인 무안군의 경우, 밭떼기 거래율이 20%에 그친 실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게 되자 아예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까지 늘어나고 있다.

농민들은 “인건비는 하루에 10만 원인데 수확을 해도 오히려 마이너스가 나고 있는 만큼 차라리 수확을 포기하는 게 낫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양파생산자협회도 지난 17일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농식품부의 양파 수급대책이 시기가 늦고 내용이 부실할 뿐 아니라 생산량 통계도 현장상황과 괴리돼 있다”며 가격안정 근본대책을 세워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 수매비축 확대 ▲채소가격 안정을 위한 공공수급제 도입 ▲채소가격 안정제 예산 확대와 지급단가 인상 ▲쌀과 밀, 채소 남북 농산물 교류 실시 등을 주장하며, 가격 안정 근본 대책을 수립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처럼 채소가격 폭락 상황이 심각해 지자 전남도와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현장을 방문하고, 더이상의 폭락을 막기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시장격리 물량확대와 농가지원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도에서는 40억원의 사업비로 조생종과 중만생종 양파 1만4천t에 대해 선제적으로 면적 조절을 실시했고 정부에 3만t을 추가 시장격리해 주도록 건의했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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