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노무현 방해하던 기성질서 그대로…멈추지 않겠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노무현 대통령을 방해하던 잘못된 기성질서는 그대로 남았다. 그래도 저희들은 멈추거나 되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 “대통령이 꿈꾸던 세상 이루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그래도 저희들은 그 길을 가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스스로를 고향 김해 진영에 있는 ‘봉화산’에 빗대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추도사를 시작했다.

이 총리는 “대통령께서는 생전에 스스로를 봉화산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연결된 산맥 없이 홀로 서 있는 외로운 산이라고 말했다”며 “그러나 대통령은 결코 외로운 산이 아니시다. 대통령 뒤에는 산맥이 이어졌다. 이미 봉화산은 하나가 아니다. 국내외에 수많은 봉화산이 솟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의 생애는 도전으로 점철됐다”며 “불의와 불공정을 타파하고 정의를 세우려 끊임없이 도전했고, 지역주의 비롯한 강고한 기성질서에 우직하고 장렬하게 도전해 ‘바보 노무현’으로 불리실 정도였다. 대통령으로 일하시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기성질서는 대통령의 도전을, 아니 대통령 자체를 수용하지 않으려 했다. 그들은 대통령을 모멸하고 조롱했다. 대통령의 빛나는 업적도 그들은 외면했다”며 “대통령은 저희가 엄두내지 못했던 목표에 도전하셨고, 겪어보지 못했던 좌절을 감당하셨다. 그런 대통령의 도전과 성취와 고난이 저희들에게 기쁨과 자랑, 회한과 아픔으로 남았고 저희를 봉화산의 산맥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대통령의 도전은 보통사람들의 꿈이었다. ‘사람사는 세상’을 구현하려는 대통령의 정책은 약한 사람들의 숙원을 반영했다. 사람들은 처음으로 대통령을 마치 연인이나 친구처럼 사랑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랑에는 고통도 따랐다. 대통령의 좌절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아픔을 줬다. 가장 큰 고통은 세상의 모멸과 왜곡으부터 대통령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자책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통은 각성을 줬고, 대통령 퇴임 이후의 전개는 그 각성을 더 깊게 했다”며 “늘 경계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도 정의도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게 됐다. 최선으로 공들이지 않으면 평화도 안전도 허망하게 무너지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대통령의 말씀대로 깨어있는 시민이어야 한다는 것을 각성했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이어 “각성은 현실은 바꾸기 시작했다”며 “지역주의가 완화돼 선거에 변화를 가져왔다. 전남과 경남은 남해안 발전에 협력하고 있다. 대구와 광주는 달빛동맹으로 공조한다. 사회는 다양성을 더 포용하게 됐다. 약자와 소수자를 보는 사회의 시선도 조금씩 관대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들의 각성은 촛불혁명의 동력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며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루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지만 저희 마음 속의 대통령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은 지금도 저희들에게 희망과 고통과 각성을 일깨운다. 그것을 통해 대통령은 저희들을 깨어있는 시민으로 만들고 있다. 대통령은 앞으로도 그렇게 하실 것이다. 저희도 늘 깨어있겠다”며 추도사를 마쳤다. 서울/장여진 기자 jyj@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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