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칼럼>이른 폭염에 대비하세요

(유근기 광주지방기상청 예보과장)

어느덧 5월의 끝자락, 봄과 여름의 교차점에 와 있다. 일반적으로 봄에는 3~4일을 주기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비 오는 날과 맑은 날이 주기적으로 지나가는데, 고기압의 영향을 받을 때는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그 영향이 길어지면 봄 가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점차 여름의 길목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는 오호츠크해 기단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때는 북동풍이 주로 불고, 오랜 기간 비가 오지 않는다. 낮 동안에는 일사로 인해 기온이 30℃ 이상 올라 폭염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공기 중의 습기가 적어 그늘에서는 비교적 선선하고, 아침에는 기온이 낮다.

지난 5월 15일, 광주에 올 들어 처음 폭염주의보가 발표됐다. 이는 2008년 6월 1일 폭염특보가 시행된 이후 가장 빠른 폭염특보로써 지난해보다 17일이 빨랐다. 이날 광주 풍암동의 낮 최고기온은 33.1℃, 아침 최저기온은 15.3℃가 관측되어 일교차가 17.8℃로 크게 나타났다.

광주지방기상청의 연구결과(2017년)를 보면, 최근 5월 평균기온의 증가 추세로 여름이 빨라지면서 매년 첫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날도 5월 말 ~ 6월 초(6월 4일(2013), 6월 1일(2014) 5월 29일(2017) 5월 25일(2015·2016))로 앞당겨지는 경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른 폭염으로 인해 사전에 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격한 기온 상승과 큰 일교차로 인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의 경우 기온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여러 질환에 걸리기 쉬운 것이다.

올해도 벌써 폭염주의보가 발표됐고,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3개월 전망에 따르면 6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지만 상층한기의 영향으로 기온변화가 크고, 평균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기온의 편차가 크고 일교차가 큰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지 않아 폭염에 따른 건강관리의 인식이 낮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이른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높기 때문에 무더위 기상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온열질환에 대한 증상과 대처 방법을 사전에 파악하는 등 폭염 대비 국민행동요령과 안전 수칙을 미리 숙지하여 건강한 여름나기를 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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