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자현장>어! 기사가 어디 갔지?
최연수(동부권취재본부 차장)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여러 언론에서 이 소식을 다뤘다. 언론사별로 온도차는 있었지만 수많은 관련 기사가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게재됐다.

그런데 한 시간 남짓이 되자 포스코 또는 광양제철소에 따른 기사 검색에 홍보성 기사가 도배를 했다. 그 사이 포스코가 이 사안과 전혀 관계가 없는 홍보성 보도자료를 전송하고 여러 언론들이 기사화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한 중대한 기사가 뒤로 밀렸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코는 일부 언론사에 기사를 좀 올려 달라고 부탁(?)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속칭 밀어내기를 시도한 한 것이다.

광고주인 기업도 이런 상황이 있을 것을 대비해 언론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니 아주 드문 광고주의 부탁을 언론사가 거절하기란 쉽지도 않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망사고를 다루고자하는 언론은 또 다른 기사를 생산하려는 무리한 노력을 하고, 기업은 또 다시 기사를 뒤로 보내려는 비생산적인 일을 반복했다.

기업에 어떤 사고가 발생하면 그 기업의 홍보성 보도자료가 평소보다 몇 배는 많아지는 현실, 포털사이트로 대변되는 언론 소비시스템의 문제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 같아 씁쓸하다. 또 생명과 직결된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사태 해결에 앞서 감추기에 급급한 기업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사회가 올바른 방향을 가고 있나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기사 밀어내기는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문제다. 그러나 이런 비정상적인 시스템을 당장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적어도 기업과 언론이 각자의 위치에서 윤리적인 판단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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