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무등산 자락 야산서 발견…감정가만 1억 상당

“전날 뱀 살려 줬는데 큰 행운이 찾아왔네요”
조상묘 벌초 가다 천종산삼 21뿌리 캔 50대 ‘화제’
담양 무등산 자락 야산서 발견…감정가만 1억 상당
 

고모(50)씨는 지난 2일 낮 12시께 전남 담양군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한 야산에서 천종산삼 21뿌리를 캤다. /한국전통심마니협회 제공.

“심 봤다~심봤다~”. 지난 2일 낮 12시께 전남 담양군 무등산 자락 한 고요한 야산에 삼을 찾았다는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심 봤다’를 외친이는 고모(50)씨. 그가 찾은 산삼은 수 십년 경력의 심마니도 찾기 어렵다는 천종 산삼. 그것도 무려 21뿌리나 됐다. 국내에서는 크게 ‘인삼’, ‘장뇌삼’, ‘야생삼’ 3종류로 삼을 구분한다. 이 중 야생삼이 씨앗을 내리고 그 씨앗이 다시 자라 또 씨앗을 내려 총 3대가 째가 되면 이를 ‘지종삼’으로 부른다. 이 지종삼 바로 위가 바로 천종삼이다. 그만큼 발견하기도 캐기도 어렵다. 고씨가 찾은 천종산삼은 어른삼 15뿌리, 아기 삼 6뿌리로 이뤄졌다. 이처럼 천종삼이 집단으로 자생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수령도 상당하다. 산삼 21뿌리의 수령은 최소 30년에서 최고 70년 이상으로 추정됐다. 고씨가 발견한 산삼은 화순군 동복면 모후산을 산지로 하는 ‘동복삼’으로 판명됐다. 감정가는 1뿌리 당 약 1천만원 안팎으로 삼 전체를 합할 경우 무려 1억여원(한국전통심마니협회 감정 결과)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씨는 문중 선상에 윗대 조상들의 묘를 벌초하기 위해 산을 찾았다가 천종삼을 발견했는데 천종삼을 찾기 전 기묘한 경험을 했다. 본래 자동차 정비업이 본업인 고씨는 삼을 발견하기 하루 전인 6월 1일 거래처에 물건을 가져다 주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고 한다. 한참 차를 운전하던 중 우연치 않게 도로가를 지나가는 갈색 뱀 한마리를 목격했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밟고 지나쳤을 법도 한데 이날 만큼은 차를 멈춰 세우고 뱀이 지나가기 만을 기다렸다. 예전 가깝게 지내던 심마니 친구가 “산속에 사는 동물들을 절대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고 한 말이 떠올라서다. 이 뱀은 도로를 지나가면서도 몇번이나 고씨를 쳐다 봤다고 한다. 그렇게 뱀을 보내 준 바로 다음날 천종삼을 발견한 것이다.

고씨는 “우연일지는 모르겠지만 뱀을 살려 주고 나서 이런 행운이 찾아왔다”며 “삼을 캤을 당시에도 문뜩 내가 살려준 뱀이 생각났다. 아마도 뱀이 나에게 보답을 해 준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고씨는 천종삼을 캘 수 있게 해준 산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10년 전 지인에게 배신당한 아픔을 잊기 위해 산을 찾았는데 이 산이 다친 자신의 마음을 치료해 줬고,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천종삼이란 큰 행운까지 아낌없이 줬기 때문이다.

고씨는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는 그렇지만 사람에게 상처를 입었고, 이 기억을 잊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심마니 친구를 따라 산을 다니기 시작했다”며 “깊은 산속에 돌아다니다 보니 정신도 맑아지고 우울한 감정도 저절로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산은 절망감에 빠진 나를 어루만져 주고 큰 행운까지 안겨줬다”며 “이 좋은 기운을 나를 아는 모든 분들과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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