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오치남 본부장의 우다방 편지

존재감마저 의심 받는 광주지역 국회의원

오치남<남도일보 뉴미디어취재본부장>
 

‘불만족 47.3% vs 만족 29.1%’. 광주광역시 8개 지역구 국회의원들에 대한 민심이다. 남도일보와 남도일보TV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주)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조사한 결과다. 광주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804명(가중 80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포인트, 응답률 6.8%다. 조사방법은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선(14.1%)과 무선(85.9%, SK·LG·KT로부터 제공받은 안심번호) 자동응답이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번 광주 지역 국회의원 만족도 조사 결과는 놀랍고 안타깝다. 국회의원들의 38개월(송갑석 의원은 12개월) 성적표가 너무 초라했다. ‘불만족’비율이 ‘만족’비율보다 18.2%나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잘 모름 23.6%) . 하지만 여론 조사 결과는 여론 조사 결과다. 그리고 민심은 민심이다.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존재감마저 잃었다는 세간의 여론을 방증한 것 같아 씁쓸하다.

여론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40대가 59.8%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52.3%), 50대(49.6%), 60세 이상(41.5%), 19~29세(34.3%) 순이었다. ‘전혀 만족하지 못한다’란 응답도 20.9%에 달했다. 반면 ‘매우 만족한다’란 답변은 7.8%에 그쳤다. 자기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는 주민이 10명중 1명도 안된 현실이 더욱 더 서글프다.

현재 광주지역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1명(송갑석·서갑), 바른미래당 3명(박주선·동남을, 김동철·광산갑, 권은희 광산을), 민주평화당 4명(장병완·동남갑, 천정배·서을, 김경진·북갑, 최경환·북을) 등이다. 3년전 광주·전남지역 제1당이 되라는 염원을 담아 국민의당 후보에게 압승을 안겨줬으나 지난해 2월 분당 과정을 거쳐 쪼개졌다. 이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꼬마정당’으로 전락해 지역민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있다.

이번 남도일보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나는 의정 활동이나 지역구 활동을 누구보다 열심히 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의원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민심은 냉혹하다. 거스를 수도 없다. 자신이 속한 정당의 앞날을 내팽개친 채 ‘네 탓’만 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해야 한다. 자신도 ‘동물 국회’, ‘식물 국회’란 비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정치인은 표로 먹고 산다. 지역구 주민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면 표를 줄 사람은 없다. 뼈를 깎는 각오로 3년전 당선된 그날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내년 4월 제21대 총선에서 보장받을 수 있는 국회의원은 단 1명도 없을 것이다.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들을 바라보는 광주 지역 유권자들의 싸늘한 시선을 곱씹어봐야 한다. 실제로 이번 여론조사에서 ‘만약 내일이 국회의원선거라면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7명의 지역구 의원을 둔 평화당과 미래당은 각각 8.6%, 6.0%에 머물렀다. 반면 민주당 48.6%, 정의당 14.8%다. 정당 지지율도 민주 당 52.5%·정의당 11.1%·평화당 8.1%·미래당 7.5%로 내년 총선을 10개월 앞두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다. 광주 민심은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 역사를 바꿨다. 때론 당근을, 때론 채찍을 주곤했다. 그만큼 광주 표심은 깊고 오묘하다. 그래서 모두에게 희망을 준다. 이번 남도일보 여론조사 결과가 존재감까지사라지게 한 광주지역국회의원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은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 이름도 몰라요”라는 비아냥을 더 이상 듣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