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 부친 윤석동옹 별세

5·18민주화유공자회 회장 맡아 진상규명 위해 헌신

‘5·18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의 부친인 윤석동 전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이 16일 향년 93세의 일기를 끝으로 별세했다. /연합뉴스
5·18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의 부친인 윤석동 전(前)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이 16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윤씨는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총탄에 의해 목숨을 잃은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당시 30세)열사의 아버지로 5·18민주화유공자회 회장을 역임, 그동안 5·18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아들 상원씨는 518 당시 옛 도청에서 계엄군과 맞서 싸우다 숨졌다. 이후 1982년 윤상원 열사와 그의 들불야학 동지인 박기순의 영혼결혼식 넋풀이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가 지금의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자식을 먼저 보낸 상처를 가슴에 품은 윤 전 회장은 5·18유족회장으로 활동하며 12·12군사반란과 5·18 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씨의 자택을 찾아가 농성을 벌이는 등 5·18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온 힘을 쏟았다.

고인은 16살 농업실습학교 학생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평생 기록을 남겼다. 그 기록엔 먼저 떠나간 아들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적었고, 5·18관련 각종 신문 기사를 오려 첨부해 뒀다. 윤상원 열사 역시 고인의 영향을 받아 생을 마치기 직전까지 일기를 썼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고인의 일생이 담긴 일기장 속에는 1997년 전두환씨가 사면 복권됐을 때 “과거를 반성하고 국민 대통합에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전씨가 올해 3월 사자명예훼손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기 위해 온다는 소식에 “나쁜 놈은 나쁜 놈대로 벌을 받아. 죄를 안 짓고 살아야지”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고인은 지난 15일 손글씨로 “내일 간다”고 적은 뒤, 자녀들에게 “고생했다. 감사하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김인숙씨와 아들 웅원(대원건업)·태원(주식회사 한양 전무)씨,딸 정희·경희·덕희(봉주초 교사)·승희씨 등이 있다. 빈소는 광주 브이아이피(VIP)장례식장 30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8일 오전 9시다. (062-521-4444).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