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네 슈퍼 문닫고, 시화골목은 방치 “목포 관광정책 속빈강정”
목포문화연대 “목포시 실적 위주 마케팅 홍보에만 전력”
영화 ‘1987’ 촬영지 연희네 슈퍼 소유주와 갈등으로 폐쇄

지난 2017년 12월 개봉한 영화 ‘1987’촬영지인 목포시 서산동 ‘연희네슈퍼’ 모습. /목포시 제공

영화 ‘1987’의 촬영지로 관광객들을 끌어모았던 목포 연희네슈퍼가 갑자기 문을 닫고, 시화골목에 설치된 작품은 방치되는 등 목포시 관광정책이 ‘속빈 강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목포문화연대는 이같은 주장을 하며 목포시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도록 하루빨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목포문화연대는 17일 ‘연희네&시화골목 성명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목포시 서산동 ‘연희네 슈퍼’와 ‘시화골목’의 관광 활성화 정책에 있어서 속 빈 강정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 내실있는 관리·운영을 목포시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화연대에 따르면 서산동 연희네 슈퍼는 ‘1987’ 영화가 2017년 12월에 개봉돼 전국적인 관광상품이 되면서 촬영 당시 모습을 재현해 지난해 2월 일반에 공개됐다. 목포시는 그동안 3천 여 만원의 예산을 들여 영화 소품 비치와 문화관광해설사 등을 배치하며 관광객을 맞이했다.

그러나 연희네 슈퍼는 최근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감정평가 의뢰를 준비하는 과정 중 소유주와의 갈등으로 지난 7일 갑자기 문을 닫았다.

그 후 목포시는 소유주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내부 시설물 정비로 인해 임시 휴무 함’이라는 안내 글을 부착해 갈등이 더욱 더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그동안 재래식 화장실로 인해 관광객들이 많은 불편을 느껴 개선을 요구했으나 목포시의 묵묵부답으로 결국은 소유주의 사비로 수세식 화장실을 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연희네 슈퍼가 문을 닫는 바람에 주변 관계자와 관광객들은 불평을 토하고 있다.

특히 문화연대는 “소유주와의 여러 가지 상황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계약 등의 행정적 절차에 의해 이뤄지지 않고 모두 구두에 의해 주먹구구식으로 이행하면서 더욱더 불신을 자초했다”며 “예산 또한 올해에도 전혀 반영하지 않는 등 소극적이고 불성실한 자세로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화연대는 “이와 함께 시화골목의 경우 2015년에 부착한 목판 시화가 떨어져 계단에 한 달 이상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다. 또한 시화 골목 안내 표지판 부착 후 김선태 시인(목포대 국문과 교수)의 ‘조금새끼’라는 제목의 목판 시화 등 현재 13점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면서 “김선태 시인의 요청에 의해 시화 목판을 다시 제작해 설치해줄 것을 목포시에 요구했다. 그러나 목포시는 관리·운영 부서가 지정되지 않는 관계로 4개 부서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난색을 표현하여 아직까지 설치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연대 측은 “이와 같은 목포시 관광 정책의 형태가 겉치레임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목포시는 속 빈 강정이 되지 않도록 이 시점에서 전반적인 관광 정책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며 “뿐만 아니라 시화골목 주변에 입주하여 활동하고 있는 작가의 경우 땅 소유주에 의해 현재 젠트리피케시션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목포/김정길 기자 kjk@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