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세계주의 기반 민족주의자

■노인동맹단 결성한 백암 박은식은

보편적 세계주의 기반 민족주의자

‘일제 폭압 지배 성공 못한다’ 확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고려인문화센터에 보관중인 강우규(왼쪽) 열사와 박은식 선생 사진.

대한국민 노인동맹단을 결성한 백암 박은식은 성리학자이자 양명학자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민족과 역사의식이 투철한 역사학자이기도 하였다. 당시 백암선생은 연해주와 만주를 유력하는 과정에서 선생이 만난 많은 한인들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우리의 충신장열하고 강개뇌락한 의사들은 의로써 순국에 임하며 끝없이 피를 뿌림으로써 만 번 죽어도 아직 그 뜻이 살아있다. 나는 요즘 중국과 노령 사이를 유랑하면서 두루 각처의 동포들을 방문하였는데 비록 쓰러져 가는 집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떨면서도 이를 근심하는 빛이 없고 오로지 중얼거리는 것은 조국뿐이고 술을 마신 후에는 비분강개하여 통곡하곤 했다. 세속의 명예, 이익 따위는 일신을 더럽히는 물건으로 여겼다. 이들의 충의와 비분에 찬 끓는 피는 죽은 후에라야 끝날 결심이었으니 어찌 참된 의사라 하지 않으랴. 나는 그들을 깊이 존경하고 아낀다.”

박은식 선생은 일본의 횡포한 제국주의가 곧 망할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그것은 우리민족의 강인한 독립정신에도 기인하지만 일제의 침략이 보편적 세계주의 정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었다. 즉 백암선생은 앞으로 세계의 평화를 위한 민주, 자유, 평등, 인권사상이 결국 승리하게 될 것이므로 일본의 폭압적인 지배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이 백암선생의 민족주의는 쇼비니즘이 아닌 보편적 세계주의에 기반 한 민족주의임을 밝히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한반도 주변국은 힘이 주체할 수 없게 커지면 한반도를 무력으로 침략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 강점기에도 나타났다. 일본과 현재의 중국이 아무리 경제적으로 발전해도 존중을 받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보편적 세계주의를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진 뿌리 깊은 독재를 극복하고 김대중정부에 이르러서 민주주의와 보편적 세계주의가 만연하였다. 이것은 우리의 오랜 역사과정을 통해서 전 민중적으로 계승되어 온 것이었다. 일제에 저항하였던 어린이를 포함한 일반 민중마저도 법정, 경찰서에서 일본의 무도함을 준엄하게 꾸짖은 수많은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박주성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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