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두석 장성군수의 남도일보 자치단체장 칼럼
‘장성 사랑꾼’의 취임 1주년 소회
유두석(전남 장성군수)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벼농사 지역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의 쌀 생산량은 76만6천t으로 전국 1위다. 그렇다면 전남에서 쌀 생산량이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일까. 바로 내 고향 장성이다. 장성은 최근 몇 년간 전남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쌀 생산량을 기록했다. 이처럼 장성의 쌀 생산성이 높은 까닭은 물 맑고 공기가 깨끗한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는 데다 생산 단계부터 유통까지 단계별로 쌀 농가를 촘촘하게 지원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 농업인의 애로를 완벽하게 해소한 농약 공동방제는 수확량 증가의 일등공신이다.

그렇다고 장성이 농사짓기 좋은 곳이라고만 지레짐작하면 우리 군민은 무척 섭섭하다. 난 우리 군정의 청사진을 ‘미래형 도농복합도시’에 두고 있다. 기업에 가장 중요한 건 인프라와 교통 환경이다. 장성은 완벽한 도로 및 철로 환경을 자랑하는 사통팔달의 교통 환경을 갖추고 있다. 장성만큼 기업하기 좋은 지역은 드물다.

그렇다면 장성이 농사짓고 기업하기 좋은 곳이기만 할까? 장성은 ‘실버복지 1번지’이기도 하다. 전국 최초로 실시한 ‘효도권’과 ‘토방 낮추기’ 사업은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뿐인가. 주거, 복지, 의료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현대식 노인복지 주거시설인 공공실버주택 ‘누리타운’을 전액 국비로 유치해 광주전남 최초로 성공리에 운영되고 있다. 독거노인 주거시설 ‘사랑의집’, 공립노인전문요양병원 등의 노인복지 인프라는 왜 장성이 ‘실버복지 1번지’로 불릴 만한지 알려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밖에 최근 큰 호응을 얻고 있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대상포진 예방접종’, ‘보청기 구입’ 및 ‘백내장수술’ 비용 지원 등 ‘맞춤형 실버복지’ 역시 장성군이 내세우는 자랑거리다.

앞서 나는 우리 군정의 청사진을 ‘미래형 도농복합도시’에 두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래형’에 방점을 찍은 것은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때문이다.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이루는 첫 번째 요소는 끊임없이 사람들이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관광 인프라는 지속가능성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군은 핵심 사업으로 사계절 내내 노란 꽃과 나무가 가득한 도시를 조성하는 ‘옐로우시티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 덕분에 도시 전체가 몰라볼 정도로 아름다워졌다. 가을 대표 꽃 축제인 ‘장성 황룡강 노란꽃잔치’는 매년 100만명에 가까운 관광객을 모으며 개최 2년 만에 장성은 물론 호남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홍길동 축제’에 ‘황룡강 꽃길’을 접목한 ‘황룡강(洪)길동무 꽃길축제’는 25만명이 넘는 나들이객을 모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강으로 가치를 재 발견한 황룡강은 현재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가정원’ 지정 사전단계인 ‘지방정원’ 지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 이뿐인가. 최근에는 ‘장성호 수변길’과 ‘옐로우 출렁다리’를 조성함으로써 관광자원으로서 무궁한 가치를 갖고 있음에도 그동안 사실상 방치돼 있던 장성호를 관광명소로 재 탄생시켰다.

무엇보다 장성의 큰 자랑거리는 주민참여형 거버넌스다. 황룡강을 꽃강으로 만들고 장성호를 명품 관광지로 재탄생시킨 기적은 자랑스러운 우리 군민 덕분이다. 바뀌는 고향을 보면 절로 힘이 난다며 황룡강변에 꽃씨를 뿌리고 꽃모종을 심느라 구슬땀을 흘리던 군민들을 내가 어떻게 잊을 것인가.

이렇게 뜬금없이 장성 자랑을 열거한 까닭이 있다. 민선 7기 1주년을 맞아 장성 군정의 과거를 되짚고, 현재를 점검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벌써 1년이 흘렀다는 것이 실감된다. 난 태풍 ‘쁘라삐룬’ 탓에 취임식으로 대체하려 한 ‘군정 방향·비전 설명회’조차 열지 못하고 재난안전대책회의로 민선 7기 첫 날을 시작했다. 당시 재난안전대책회의를 앞두고 민선 7기 역시 6기 때처럼 정신없이 바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직원이 곧 7월 1일이라고 귀띔해주지 않았더라면 취임 1주년을 맞았다는 것조차 모르고 지나갈 뻔했다. 하지만 내 몸이 좀 힘들거나 바쁘면 어떤가. 장성의 자랑거리를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재미와 보람 앞에서 육체적 고단함과 정신적 스트레스는 내게 자랑스러운 훈장이나 다름없다.

팔불출이라는 말이 있다. 어딘가 좀 모자라거나 덜떨어진 사람을 뜻한다. 아내나 자식, 부모, 형제 등을 지나치게 자랑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자기가 태어난 고장이 어디라고 우쭐해 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난 내 고장 장성을 자랑하고 널리 알리는 일이라면 기꺼이 팔불출을 자처하고자 한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나의 소회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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