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시민 외면받는 수십억원짜리 ‘광주폴리’
정유진(남도일보 사회부 기자)

광주가 문화중심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역 곳곳에서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지고, 문화관광 프로그램도 마련되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부터 광주시와 광주비엔날레가 도시재생을 위한 ‘광주폴리(Folly)’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폴리는 장식적인 역할 뿐 아니라 기능적인 역할도 함께 하며 도시재생에 기여할 수 있는 건축물을 의미한다.

구도심의 활성화 방안으로 시작한 ‘광주폴리’사업은 도심재생 예술프로젝트로 지난 2011년부터 1·2·3차에 걸쳐 총 30여개의 작품이 60억원 가량 투입돼 도심 곳곳에 설치됐다. 인건비를 포함한 유지보수 비용으로만 한해 2억원이 사용되고 있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예술작품을 우리가 생활하는 일상속에서 쉽게 접하고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에게 공감과 이해를 얻지 못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흉물스럽다’는 반응으로 철거 요청과 민원 제기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범죄 우려 등으로 골칫거리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 취객들의 화장실로 이용되거나 쓰레기 투기장소가 되고 있다. 작품 훼손과 범죄 등의 우려로 CCTV를 설치하기도 했지만 문제 해결엔 역부족이었다.

평소 예술 작품 관람을 즐긴다는 시민들조차도 “작품과 해당 장소가 어울리지 않는다. 아무리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지만 시민들과 어우러질 수 있었으면 한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수십억원이 투입된 예술작품이 부정적인 이미지 속에서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어렵기만 한 예술품이 아니라 가치를 알고 감상하는 즐거움을 준다면 시민 스스로 아끼고 보호하지 않을까.

광주시와 비엔날레는 문화중심 도시로 나아가는 시작점이 된 ‘광주폴리’가 작품의 가치를 더욱 빛낼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와 안내를 통해 시민들에게 적극 다가서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광주폴리’가 시민들의 사랑 속에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광주의 랜드마크로 떠오르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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