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곤충 질병,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할 때
김지수(전남도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 농업연구사)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곤충산업육성법 제정과 식·의약소재로서 곤충에 대한 연구개발로 곤충산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종의 곤충과 관련용품의 생산·가공·유통 및 곤충생태원·체험장 운영 등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곤충은 각각의 생활방식이 다르므로 저마다 적정 사육 온도, 습도 등도 다를 수밖에 없겠으나 일반적으로 곤충에 적합한 환경조건은 온도 23~27℃, 습도 60% 내외이다. 따라서 곤충을 사육하고자 할 경우에는 연중 상기의 환경조건을 유지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

식용곤충 및 약용곤충을 중심으로 곤충의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곤충병원미생물에 의한 피해로 곤충산업화 실현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초래되고 있다. 곤충은 질병이 한번 발생하면 그 질병에 대한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며 전염속도가 매우 빠르고 어린 유충에 감염되어 일정 잠복기 후 병징이 나타나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곤충에 발생하는 병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기원전 330년경 아리스토텔레스가 꿀벌에 생긴 병을 관찰하여 문헌에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1837년 누에병이 미생물의 감염 때문이라는 사실이 모든 동식물의 질병보다 먼저 입증되었다. 또한 곤충에 병을 일으키는 요인으로서는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미포자충 등과 같은 곤충병원미생물 (Entomopathogenic microorganisms)에 의한 것과 자외선, 온도, 영양부족 그리고 화학물질 등과 같은 비병원체에 의한 것이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곤충병원미생물에 의한 것으로 현재까지 약 2천500여 종이 밝혀져 있다.

구체적인 감염증상으로 먼저 곰팡이류는 흰점박이꽃무지와 사슴벌레의 유충 감염 시 균사가 하얗게 생기고 분생포자로 뒤덮이며 세균은 애반딧불, 장수풍뎅이, 사슴벌레등에서 충체가 대부분 부풀어져 있고 무름증상이 나타나 부패하는 특징을 나타낸다. 바이러스는 장수풍뎅이와 호랑나비 감염 시 무름증상이 나타나고 무생물적 바이러스 원충 침입 및 증식을 한다.

곤충 사육과정에서 미생물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제법으로는 물리적 방법으로서 열에 의한 살균 또는 필터에 의한 여과 등이 사용되고 있으며 화학적 방법으로는 소독약제에 의한 살균 또는 식품용 방부제 및 항생제를 사료에 첨가하는 방법 등이 있다.

곤충의 안정적인 대량생산을 위한 예방위주의 질병관리법으로는 사육환경을 청결히 유지하며 고온 다습하지 않게 관리하고 환기, 청결, 햇볕 소독 등 깨끗한 환경조성과 끈끈이, 포집기 등 물리적으로 잡는 방법을 병행해야하며 톱밥교체와 외부인 통제 등의 철저한 관리도 이뤄져야한다.

직접적 방제법으로는 곤충 사육 전에 톱밥 발효 6일차, 최고온도 60℃, 상대습도 95%를 유지하면 주요해충인 응애와 파리의 알과 성충이 모두 사멸하며, 흰점박이꽃무지 기생 응애는 개미산(Formic acid)의 농도 70%, 처리량을 30-40ml로하여 훈증할 시 95%이상의 방제를 이룰 수 있다.

실내에서 곤충을 사육하다 보면 일손을 덜기 위하여 매우 높은 밀도로 곤충을 사육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육밀도는 곤충의 실내 사육에서 중요한 요인이므로 곤충의 크기 등에 따라 섬세하게 조절해 주어야 한다. 사육밀도가 높으면 병이 발생하기 쉽고 곤충에 따라서는 서로를 잡아먹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곤충잠업연구소에서는 곤충을 사육하는 농가가 곤충 최적의 사육환경을 조성하고 병발생시 즉시 대응하여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곤충 질병예방과 신속진단기술 등을 포함한 곤충질병 관리 매뉴얼을 개발하여 곤충사육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곤충은 미래에 식품소재로 이용되고 단백질 공급원으로 매우 중요한 자원이므로, 곤충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질병이 발생하기 전 예방에 주력하여 곤충 자원에 관한 철저한 질병관리와 안정적인 생산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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