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만 4만여명 생활 ‘한국 속 중국마을’ 연상

다문화사회통합 무지개프로젝트
국내기획취재 ③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중국인만 4만여명 생활 ‘한국 속 중국마을’ 연상
대림중앙시장엔 날마다 외국인 주민으로 북적
외국 상인 증가 속 문화차이로 떠나는 토박이 상인도
영등포구, 내외국인 소통 화합 위한 언어정책 ‘눈길’
 

대림중앙시장이 매년 개최하는 ‘한·중 문화축제’는 한국과 중국 문화가 공존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내외국인 시장 상인이 더불어 만드는 축제여서 더욱 자랑스럽다고 강문구 대림중앙시장상인회장이 방문을 추천했다. 사진은 홍보 영상 캡쳐. /대림중앙시장 상인회 제공

서울특별시 영등포구는 서울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생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행안부가 발표한 ‘외국인 주민 및 다문화가족 통계현황’에 따르면 서울특별시에는 모두 41만명(2017년 11월 기준)의 외국인이 살고 있다. 서울시 25개의 자치구 중 영등포구에 가장 많은 5만5천145명(13%)의 외국인이 상주하고 있다. 그 중 한국계 중국인이 4만명을 웃돌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대림2동에 현재 1만3천398명이 살고 있다.

현재 영등포구에는 다문화 가족을 위해 시와 구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시설이 총 4곳에 이르며, 대림동에는 외국인 주민들 스스로 군집해 상권을 형성한 시장도 이미 활성화돼 있어 ‘한국 속의 중국인마을’을 연상케 했다. 본보 취재팀은 서울시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주민이 살고 있는 영등포구를 찾아 다문화사회정책과 삶의 형태, 전망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외국인 주민 삶의 모습

지난 2일 방문한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대림중앙시장. 정문을 통해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중국어로 표기된 간판이 즐비했다. 상인과 시장 사람 대다수가 중국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고 한국어 간판을 걸고 장사하는 가게에서도 중국말로 고객을 대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곳 대림중앙시장은 지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다. 현재 87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으며 그 중 40%에 달하는 40여 곳을 중국인이 운영하고 있다.

대림중앙시장상인회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한국인이 운영하는 점포는 줄고 중국인이 운영하는 점포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기존 상권에 터를 잡아 상가를 운영해온 한국인들이 유입된 중국인 동포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장에서 만난 한 한국인 상인은 “중국인 대다수가 길거리에 무단으로 쓰레기를 투기해 시장 곳곳이 지저분하다”며 “이 같은 문화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상가를 처분하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한국인 상인들은 시장의 주요 고객인 중국인이 중국인 점포에서만 물품을 구매해 이른바 ‘한국인 점포 왕따’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대림중앙시장 상인회는 중국인 동포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개선하기 위해 ‘한·중 문화축제’를 지난 2월에 개최했으며 중국인 동포 10여명으로 구성된 외국인 자율방범대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자율방범대는 행사나 축제시 교통안내를 담당하며 한국인 상인들의 안전한 영업행위에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강문구 대림중앙시장 상인회장는 “서로 살아온 환경이 다른 만큼 극복해야 할 문화의 격차도 분명 존재한다”며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 상호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해마다 열고 있다. 시장 상인들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찾아오는 대림중앙시장의 대표행사로 거듭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다드림문화복합센터 전경.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다문화제도와 정책은

다문화가족지원법 제5조 1항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사회적 차별 및 편견을 예방하고 사회구성원이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다문화 이해교육을 실시하고 홍보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지난해 8월에 시행한 다문화가족지원법에 따라 대한민국 모든 지자체장은 의무적으로 다문화가족을 위해 센터·시설 등을 건립해야 한다. 현재 영등포구에는 다드림문화복합센터, 서남권글로벌센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서울온드림교육센터 등 총 4곳의 다문화 가족을 위한 시설이 있다.

이 중 다드림문화복합센터는 100%구비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구에서 위탁받아 운영되며 서남권글로벌센터는 시비와 구비를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먼저 다드림문화복합센터는 8세부터 24세까지의 다문화 가족을 위한 교육기관이다. 교육프로그램(한국어·중국어·수학)과 문화프로그램(사물놀이·요리·미술·전통공예·난타), 기타프로그램(이민자조기적응·무료법률상담·가족친화·인문학강좌) 등을 외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해 영등포 내에서 외국인취업학원 역할을 톡톡히하고 있다. 센터 대표 프로그램인 ‘취업을 잡자’는 순수 구 예산으로 운영되는 취업 알선 사업이며 기업과 연계해 이주결혼여성들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참여자 대부분은 이중언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기업에서 통역사로 일을 하게 된다.

영등포구청이 발행하는 ‘한울신문’은 중국어판(왼쪽)과 한국어판 이중언어로 제작돼 외국인 주민 뿐만아니라 내국인도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외국인 주민에 대한 자치단체의 정책이 상호주의를 지향하는 단면을 보여준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영등포구청에서도 다문화 가족을 위해 ‘한울신문’을 발행하며 한울봉사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울은 순 우리말로 ‘큰 울타리’ 또는 ‘우주’를 뜻하는 말로 다양한 민족이 모두 한 울타리 안에 있다는 의미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발행하며 아동청소년복지과에서 편집하는 한울신문은 다문화 가족들에게 필요한 생활·건강·체류정보·지원 프로그램 등의 정보를 소개하며 중국인들을 위해 중국어 번역판도 있다.

또한 청사 내 민원여권과에는 39개국의 전통의상과 소품 54개 등 모두 93개의 다문화 가족을 위한 의류가 진열돼 있으며 통·번역사를 배치해 무료로 해당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내국인이 떠난 자리를 이주민 특히 중국계 한국인이 채우고 있는 대림중앙시장의 변화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강문구 상인회장과 시장활성화사업의 방향을 융합 문화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업단 팀장이 대담하고 있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영등포구 아동청소년 복지과 관계자는 “외국인 주민들은 한국에 온 이상 한국문화에 젖어 들어 융화·통합하는 문화를 들어가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한국인들 또한 차별 없는 시선으로 다문화 가족을 바라봐야만 더불어사는 사회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에서 위탁·운영하는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취업프로그램, 다문화가족 통번역서비스 지원, 위기가정상담 및 사례관리 지원, 다문화 자녀 언어발달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어 영등포 내 취업중점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시에서 직영으로 운영되는 서남권글로벌센터는 성인과 이주결혼여성을 대상으로 한국어, 컴퓨터, 생활체육, 의료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서정현 기획국장 sjh@namdonews.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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