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고사 성적표, 원점수는 정말 필요 없을까?

진학사 제공
6월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은 학생들이 최근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제 평균 등급이 1.5인데 어느 대학 갈 수 있어요?” 혹은 “평균 백분위 89%인데요 000대학 합격할 수 있어요?”와 같은 내용이다. 실제 수능 성적표에서도 원점수를 제외한 과목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 정보만 나와 있고 정시에서 원점수를 반영해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없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원점수 보다 백분위 등의 성적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모의고사 성적표에서 원점수는 정말 중요하지 않을까? 다음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모의고사 성적 지표의 이해

모의고사 성적표에는 과목별 원점수, 표준점수, 전국백분위, 응시자수, 등급별 응시자 수 등의 많은 지표가 기재돼 있다. 각 지표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원점수는 각 과목별 배점 중 학생이 취득한 점수로서 국어·영어·수학은 100점, 한국사 및 탐구 과목들은 50점을 만점으로 한다.

표준점수는 영역·과목별 난이도 차이에 따른 원점수를 변환한 점수로서 과목별 원점수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조정해 재산출하는 성적 지표이다. 200점 만점으로 설정되지만 실제적으로 200점의 표준점수가 나온 적은 없다. 각 입시 기관에서 발표하는 수능 및 모의고사의 난이도에 대한 코멘트는 원점수 100점의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통상적으로 만점의 표준점수가 140점 이상인 경우 ‘어려운 수준’, 130 ~ 135점 인 경우 ‘변별력이 확보된 수준’, 130점 이하인 경우 ‘쉬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이뤄진다. 표준점수는 응시집단, 집단의 수준, 시험의 난이도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모의고사와 실수능을 같은 선상에 놓고 평가할 수 없다.

전국 백분위는 영역 및 과목별 개인의 상대적 서열을 표준점수를 근거로 산출한 지표로서 수험생이 받은 점수보다 낮은 학생들을 100을 기준으로 나타낸다. 예를 들어 학생의 전국 백분위 성적이 80%라면 해당 학생보다 성적이 낮은 학생이 전국 수험생의 80%라는 의미이며, 학생은 상위 20% 해당 과목에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런 전국 백분위 성적은 백분위 합, 백분위 평균, 상위 누적 백분위 등의 다양한 지표의 기초자료로서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본인의 전국 기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등급은 백분위를 기준으로 9등급으로 산출하는 지표로서 ‘상위 4%이상이면 1등급, 11%이상이면 2등급’과 같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부여된다.

이상의 모의고사 성적 지표 중 대부분의 학생들이 모의고사 성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는 전국 백분위와 등급이다. 실수능에서는 대부분 표준점수 또는 변환표준점수 등을 많이 반영하지만 모의고사의 표준점수와 수능의 표준점수를 동일하게 평가하기에는 오차가 크기 때문에 모의고사에서는 학생의 상대적 위치인 백분위 성적을 기준으로 정시 지원 가능대학을 가늠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점수를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

올해 고3이 되는 인문계 및 자연계열 학생이 1학년 때부터 치른 모의고사의 1, 2등급 컷은 다음과 같다.

만약 인문계열의 A라는 학생이 1학년 때부터 수학 과목을 꾸준히 80점을 받았다면 다음과 같은 등급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학생이 실제 수능에서 받을 예상 등급은 얼마일까?

지난 2014학년도부터 2019학년도까지의 인문계 수학 영역의 등급 컷은 다음과 같다.

인문계열 A학생의 성적표를 보면 수학과목에서 원점수 80점을 받는 경우 대부분 3등급 안에 포함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A학생의 수학영역 80점 성적은 실제 수능 원점수 등급컷 그래프에 적용했을 경우, 등급이 2~3등급 컷에 해당되므로 사실상 1~2등급 정도 하락하는 모양이 나온다.

많은 학생들이 모의고사보다 실제 수능에서 등급이나 백분위가 하락한 성적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점이다. 즉, 본인의 실력이 정말 1~2등급을 받을 수 있는지를 원점수를 통해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가장 잘 본 성적’ 혹은 ‘꾸준히 백분위와 등급이 일정 점수 이상’을 받게 되면 실제 수능에서도 유사한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다가 낭패를 보게 된다.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의고사 성적표를 해석할 때 원점수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물론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어느 정도의 등락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등락 폭이 과도하게 크거나 낮은 원점수로 좋은 등급 혹은 백분위 성적을 받는다면 본인의 실력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

우현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모의고사는 해당 성적을 기반으로 수시와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가늠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더불어 현재 본인의 과목별, 영역별 학습 상태가 어떠한지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성적의 등락이 큰 학생이라면 모의고사 성적표에 기재되어 있는 과목의 영역별 배점 및 득점 현황자료를 바탕으로 취약한 영역과 단원 등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부족한 학습을 보완하는 계획을 수립하여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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