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 철저한 규명을

지난해 고등학교 시험지 유출로 홍역을 치른 광주에서 또다시 시험문제 유출 의혹 사건이 발생했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5일 광주 A고교에서 치러진 3학년 수학시험문제 중 일부 문제가 특정 학생들에게만 제공된 유인물에서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을 제기한 학생들은 “수학 기말고사 문제 중 객관식 3문제, 서술형 2문제 등 5문제(배점 26점)가 이 유인물에서 출제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동아리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 31명으로 구성돼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다섯 문제는 내신 1·2등급을 가릴 수 있는 고난도 문제라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자 학교 측은 의혹이 제기된 5문제에 대해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교육청도 중등교육과 장학사 등 20명으로 특별감사반을 구성, 해당 학교에 대해 기말고사 시행경위 등 전반에 걸쳐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교육청 감사반은 논란의 문제들이 이 학교 M수학동아리 학생들에게 제공된 유인물에 담긴 문제와 사실상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10일 밝혔다. 1문제의 주·객관식이 바뀌었을 뿐 나머지는 지문, 보기, 정답 등이 일치했다. 학교 측은 동아리 학생에게 제공된 1천개 가까운 문제 중 일부가 변형 출제된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거짓으로 판명된 것이다.

특정 학생들에게만 문제은행식 시험문제를 제공해 불공정 기회 제공 특혜시비도 일고 있다. 이번 사안이 극소수 학생에게 시험 문제를 찔러주는 유출행위와는 사안의 경중을 달리 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지만, 수학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은 학생들은 문제를 풀어볼 기회가 없었으니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험 문제 유출 등 성적 관리 부실은 그 파장이 해당 학생이나 학교에만 그치지 않는다. 내신에 대한 불신을 초래해 입시의 근간마저 흔들게 된다. 시교육청이 엄정한 조사를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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