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천일염산업 붕괴 남의 일 아니다

국내 천일염의 75%를 생산하는 전남 신안군 어가들이 가격 폭락을 견디다 못해 천일염 생산과 판매 중단에 돌입했다. 천일염 산업이 몰락의 위기를 맞이한 것이다.

천일염 산지 가격은 현재 20㎏ 포대당 2천 원 이하로 지난 5월 평균 3천600원의 절반수준이다. ㎏당 100원 이하로 폭락한 것이다. 신안군 천일염 생산자들은 16일부터 천일염 생산과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국내 연간 식용 소금 소비량은 50만t으로 천일염이 연간 30만여t, 가공염이 18만t, 수입 천일염 16만t이 경쟁하고 있다.

신안지역에서 허가받은 천일염 생산 어가는 960개로 전국 1천20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작년 기준 전국 30만t의 75%(22만6천t)에 달한다.

신안산 천일염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 직후 ㎏당 525원의 최고 시세를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2012년 395원, 2013년 308원으로 300대로 떨어지더니 2014년 275원, 2015년 230원에 또다시 200원대에 이어 2016년 198원, 2017년 151원, 작년 140원로 추락했다. 급기야 올해는 90∼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저염식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가 작용한 결과다. 우리 국민의 하루 소금 소비량은 2005년 13.5g에서 2015년 9.8g으로 줄었고 중국 등 해외에서 제조한 김치와 절임배추의 수입량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천일염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관련 산업의 근간인 염전 면적은 2017년 2천832ha에서 작년말 2천801ha로 줄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2월11일 지속 가능한 천일염 산업을 만들겠다며 발전 방안을 내놓은 지 반년도 안돼 천일염 생산과 판매가 전면 중단된 것은 정부의 대처가 얼마나 형편이 없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겠다. 고사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천일염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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